강남 3구·한강 벨트 등 15개 사업자
고가 아파트 임대 탈루 정조준
임대 수입 누락·사적 경비 처리 등
“세제 혜택 악용 탈세 지속 검증”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을 높여가는 가운데 서울 고가 아파트 주택 임대 사업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시작한다.
국세청(청장 임광현)은 강남 3구와 한강 벨트를 포함한 서울 주요 고가 주거지역에서 다주택 임대 사업자와 기업형 임대업자 등을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총 15개 사업자로, 확인된 탈루 혐의 금액은 약 28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번 조사는 최근 수년간 부동산 가격 급등과 함께 임대 사업자 세제 혜택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일부 사업자가 제도를 악용해 세 부담을 줄였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한다.
특히 임대 수입 누락, 사적 경비의 법인 비용 처리, 허위 분양 및 편법 증여 등 다양한 탈루 유형을 확인하면서 국세청이 집중 점검에 나선 것이다.
주택 임대 사업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세제 측면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취득·재산세 감면 등이다.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적을 위해 혜택을 제공해 왔지만, 일부 사업자가 이를 절세가 아닌 탈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서울 아파트 5호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 임대업자 7개 ▲아파트 100호 이상을 운영하는 기업형 임대업자 5개 ▲허위 광고를 통해 임대 후 고가 분양을 진행한 건설·분양업체 3개 등이다.
조사 대상 임대아파트는 총 3141호다. 공시가격 기준 9558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는 1850호다. 강남 3구와 한강 벨트 지역 내 아파트는 324호로 공시가격 기준 1595억원에 달한다.
국세청은 “조사 대상 선정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률과 임대 사업 규모, 신고 자료 분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임대주택 수가 많거나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업자를 중심으로 탈루 가능성이 높은 대상을 선별했다.
구체적인 탈루 사례도 다수 공개됐다. 임대 사업자 A 씨는 강남 개포와 송파 잠실 등 고가 아파트 8호를 보유하면서 전세보증금을 지인에게 빌려줬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또 가족 해외여행 경비와 명품 구매 등 명백한 사적 지출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인테리어 공사비를 중복 계상하는 방식으로 과세표준을 축소한 혐의도 받는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30일 서울 고가 아파트 주택 임대 사업자들의 탈세 유형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대규모 기업형 임대 사업자 탈루 정황도 확인됐다. 아파트 200여 호를 보유한 B 기업은 일반 임차인과의 거래 특성을 이용해 40여 호 임대 수입을 숨겼다.
인테리어 비용 일부를 다른 사업장 자산 취득으로 돌려 신고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부풀린 사례도 드러났다.
B 기업은 직원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양도해 양도차익을 축소 신고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허위 분양과 관련된 건설업체 사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C 업체는 ‘할인 분양’을 내세워 임대 후 분양 전환을 진행한다고 홍보했다. 실제로는 고가 분양을 했다.
또 자녀가 운영하는 법인에 건설 용역을 몰아주거나 별장 공사비, 고가 차량 구매비 등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국세청은 “기업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면서 동시에 세 부담을 줄이려는 전형적인 탈루 방식”이라고 설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사례들이 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 취지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왜곡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고가 주택을 다수 보유한 임대 사업자가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일반 납세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단발성 조치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세제 혜택을 받는 임대 사업자를 중심으로 정기적인 사후 검증을 강화한다. 변칙 탈세 유형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과 금융거래 자료 등을 활용해 임대 수입 누락과 편법 증여, 가족 법인 활용 등 고도화된 탈루 방식까지 점검한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성실 납세자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제 혜택을 악용한 탈세에는 엄정 대응하겠다”며 “주택 임대 사업자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을 통해 공정한 과세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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