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선봉’ 05신인…판도 뒤엎을 포텐 폭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6.02 13:02  수정

MVP 윤석민 필두로 각 포지션 활약

최정-박병호, 타격 각 부문 상위권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최근까지 한국 야구는 소위 황금세대라 불리는 82년생 선수들, 즉 2001년 신인 지명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오릭스의 이대호를 비롯해 국내로 유턴한 김태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 등 국가대표 클린업 3인방 모두가 이해 드래프트에 나온 선수들이다. 2001년 신인들이 지금까지 합작한 골든글러브는 무려 8개(이대호 4회, 김태균 2회, 최준석, 김강민 이상 1회).

여기에 각 팀의 1군 전력으로 평가받는 SK 정상호-채병용-박재상과 넥센 장기영-손승락, 삼성 채태인, KIA 송산, 롯데 이승화도 같은 해 데뷔해 가장 풍성했던 신인드래프트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MVP 윤석민을 시작으로 올 시즌 들어 세대교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바로 전성기를 맞이한 2005년 신인들의 도약이 그것이다. 특히 이 당시 드래프트는 고졸 유망주들의 해외진출이 없었던 데다가 황금세대인 82년생 선수들이 대학을 졸업하던 해라 대어급 신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2005년 드래프트의 선두주자 윤석민-최정-박병호-오승환.

① KIA 윤석민(05년 2차 6번, 계약금 1억 3000만원)

윤석민은 야탑고 시절, 신장 178cm의 호리호리한 몸에 직구 최고 속도도 140km대 초반에 머문 평범한 투수였다. 하지만 KIA는 황금사자기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을 보고 2차 1순위로 깜짝 지명하는 혜안을 발휘했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윤석민은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2년차에 94.2이닝동안 5승 6패 9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 곧바로 팀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이어 마무리를 거쳐 본격적인 선발로 나선 지난해, 투수 4관왕을 달성하며 류현진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우뚝 섰다.

올 시즌 윤석민은 다소 기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두산전에서는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지만 곧바로 다음 등판인 17일 삼성전에서는 3회까지 6실점하며 조기강판을 했다. 피안타율(0.200)-WHIP(0.90) 등 구위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진다는 점과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② SK 최정(05년 SK 1차, 계약금 3억원)

최정은 ‘야구천재’ 이종범의 대를 이을 최고의 운동신경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는다. 수원 유신고 시절, 140km 후반 대 강속구로 김명제, 서동환과 함께 고교 빅3 투수로 이름을 날렸고, 타격에서도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는데 청원고와의 봉황대기에서 만루홈런을 맞은 뒤 곧바로 이어진 타석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린 일화는 유명하다.

최정의 프로 입단 당시 포지션은 포수. 하지만 SK는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내야수로 전향시켰고, 최정 역시 스위치 타자를 고려해볼 정도로 천부적인 운동감각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정은 지난 2006년 김재현-이승엽-김태균에 이어 역대 4번째 10대 나이에 두 자리 수 홈런(12개)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제였던 수비도 김성근 감독을 만난 뒤 지옥 훈련을 거쳐 이제는 리그 최고의 3루 수비수로 각광받고 있다. 올 시즌에는 거포 변신을 선언, 몰라보게 달라진 풀스윙으로 벌써 13홈런(리그 2위)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최정이 13개의 홈런만 더 때려낸다면 이대호의 8년차 통산 홈런 기록(126개)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③ 넥센 박병호(05년 LG 1차, 계약금 3억 3000만원)

박병호는 성남고 시절, 2경기에 걸쳐 4타석 연속 홈런이라는 고교야구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강타자가 필요했던 LG는 역대 야수 신인 계약금 9위에 해당하는 3억 3000만원을 박병호에게 안겼다.

하지만 박병호의 잠재력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스윙 하나만큼은 국내 최고란 평가를 받았지만 문제는 배트에 공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결국 지난해 LG는 마무리 투수 보강을 송신영 등을 받아오며 넥센에 박병호를 내줬다.

그러자 자신을 짓누르던 부담감에서 해방된 박병호는 거짓말처럼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지난해 데뷔 첫 두 자리 수 홈런(13개)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 벌써 11홈런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타점은 벌써 42개로 리그 1위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만년 유망주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4번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2005 신인 드래프트.

④ 황금세대의 막차, 82년생 대졸 선수
- 삼성 오승환(05년 2차 5번, 계약금 1억 8000만원)
- SK 정근우(05년 2차 7번, 계약금 1억 4000만원)

고교시절, 각자 부상과 단신이라는 약점을 안고 대학에 진학했던 오승환과 정근우는 기량이 몰라보게 성장했고,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당장 주전급으로 입지를 굳혔다.

오승환은 두 차례나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47개)를 기록한 국내 최정상 마무리다. 돌직구 하나만으로 타자들을 제압한 오승환은 지난해 최소 경기 200세이브의 세계신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프로 데뷔 후 2005년 신인왕을 비롯해 2번의 한국시리즈 MVP 등 2005년 신인들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근우는 부산고 동기인 추신수와 함께 2000년 애드먼턴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이지만 정작 신인드래프트에서는 프로구단들의 외면을 받았다. 결국 대학에서 피나는 노력을 쏟은 정근우는 한국 최고의 2루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공-수-주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능력은 물론 그라운드에 쏟아 붓는 투지는 한국 최고라 할만하다.

이들 외에도 군 복무 중인 롯데 에이스 조정훈과 한화의 선발 양훈, KIA의 곽정철과 넥센의 금민철 등도 2005 데뷔 신인들이다. 특히 2009년 14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조정훈은 국내 최고라 평가받는 포크볼을 앞세워 다음 시즌 롯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이다.

반면, 이해 최고의 계약금(6억원)을 받았던 김명제는 입단 후 꾸준한 기회를 보장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쳤고, 급기야 2009년 허벅지 부상 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목뼈 골절의 치명상으로 방출됐다. 또한 두산의 서동환(계약금 5억원)과 LG 정의윤(2억 3000만원), 롯데 이왕기(2억 3500만원)도 크게 주목받은 것에 비해 끝내 잠재력이 폭발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관련기사]

☞ ‘왕들의 몰락’ 꼴찌 야왕부터 무관 윤석민까지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