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오릭스의 빅보이’ 이대호(30)가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일본프로야구 월간 MVP로 선정됐다.
일본야구기구(NPB)는 5일 “이대호가 퍼시픽리그 타자 부문 5월의 MVP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대호는 5월 한 달 간 24경기에 나서 월간 타율 0.322 8홈런 19타점을 기록, 오릭스의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역대 한국인 선수가 월간 MVP에 오른 것은 지난 1997년 선동열(주니치), 2006년 이승엽(요미우리) 이후 통산 세 번째다.
이대호는 MVP에 오른 소감으로 “6월에도 MVP 수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이번 수상은 홈런과 타점 덕분이며 특히 타점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6월은 이대호에게 약속된 계절이다. 이대호는 롯데 시절, 5월을 기점으로 타격감을 가다듬은 뒤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 본격적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여름사나이’로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커리어하이였던 지난 2010년, 이대호는 6월에만 홈런을 12개를 몰아치며 리그를 초토화시켰다. 이는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8월과 동률인 기록이며 개인 월간 최다 홈런이기도 하다. 홈런은 물론 가장 많은 안타를 때린 것도 6월이다. 최근 2년간 이대호의 6월 성적은 타율 0.380(평균 31.3개)-9홈런에 달한다.
지난 3년간 이대호의 월별 성적.
사실 6월은 이대호에게 큰 의미가 있는 달이기도 하다. 일단 이대호는 6월(21일)에 태어났다. 지난 2009년 자신의 생일에 경기가 열린 사직 KIA전에서는 5회 종료 후 클리닝 타임 때 현재 부인인 신혜정 씨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하기도 했다.
지난 2001년 프로에 데뷔한 이대호의 포지션은 투수였다. 입단 당시만 해도 거인의 마운드를 책임질 미래의 에이스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인해 그해 6월, 투수를 포기하고 타자로 전향했다. 롯데의 유망주 투수에 불과했던 이대호가 한국 최고의 타자로 첫발을 디딘 순간이었다.
2006년 6월에는 배트사이즈를 35인치-950g에서 34인치-900g로 낮췄다. 보다 가벼운 방망이를 쓰다 보니 스윙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결국 그해 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로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 1위)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 이대호는 배트의 무게를 조금 늘려 920g짜리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가 이대호라면, 류현진은 현역 최고의 투수로 불리고 있다. 그런 류현진은 유독 롯데에게 약한 면모를 보였다. 이대호의 존재감 때문이었다. 이대호의 류현진 상대 통산 성적은 타율 0.358(67타수 24안타) 7홈런이다. 류현진에게 ‘이대호 악몽’의 시작은 지난 2007년 6월 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대호에게 첫 피홈런을 내준 날이다.
일본 언론은 연일 이대호 맹타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물론 6월에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대호가 데뷔 2년차였던 2002년 6월, 롯데에 백인천 전 감독이 부임했다. 백 전 감독은 이대호에게 체중 감량을 지시했지만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다. 감독으로부터 “스모 선수지 야구 선수가 아니다”라는 핀잔을 들었던 이대호는 당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무리한 체중 감량을 시도한 이대호는 좌측 무릎관절 내측반월판 연골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백 전 감독이 롯데에 재임한 기간은 2002년 6월부터 2003년 8월까지로 약 1년 여 동안 이대호가 기록한 성적은 타율 0.274 12홈런 43타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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