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1년간 지루하게 이어 온 특허소송의 향방을 판가름 지을수도 있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30일(현지시각)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 본안심리에 착수했다.
전 세계에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번 소송결과에 따라 업계 판도를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소송에서 패하는 쪽은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돼 양사간 특허협상에서도 불리한 입장에서 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 이뤄지는 이번 특허 본안 소송은 최근 미국과, 영국, 독일 등지에서 진행됐던 가처분 심리와는 다르게 최종심리 결정까지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승자없던 지루한 게임, 미국서 '희비' 엇갈리나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해 4월 이후 전 세계 10여 국에서 50여건의 특허소송을 1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양사 중 어느 한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실제 그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은 상대의 판매금지 신청 등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는 재미를 봤지만 자사 특허를 앞세운 공격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상대로 여러차례 특허 공격을 시도했지만 지난 6월 네덜란드 본안소송에 승소한 게 유일하다. 이를 통해 애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네덜란드 현지에서 판매된 애플 제품만큼만 배상하면 되고 현지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애플에게 실질적인 타격이 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애플도 최근 독일에서 '갤럭시탭 7.7'의 판매금지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에서 '갤럭시탭 10.1'와 '갤럭시 넥서스'의 판매금지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 모델이 모두 1년여 전에 나온 구 모델이며 갤럭시 넥서스의 경우 삼성전자가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다른 기술로 대체해 큰 타격이 되지 않았다.
이처럼 양사는 1년 넘게 이어 온 특허소송에서 별다른 손해를 입지 않은 반면 홍보효과는 톡톡히 누려왔다. 소송전이 장기화되며 모바일 시장에서 주도권을 다투는 양대산맥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켜 준 셈이다.
특허협상 주도권 누구 손에?
그러나 이번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 특허 본안소송은 삼성전자와 애플에게 확실한 특허전 승기를 잡는 중대기로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서로에게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미 법원이 이번 심리를 통해 양사 중 한쪽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우선 양사의 특허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하게 인정 받는지가 첫 번째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에게 디자인특허를 내세워 직접 겨냥하기도 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향후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를 공격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결국 애플에게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분쟁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애플의 대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특허전 무기로 통신표준 특허를 꺼내들었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통신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애플이 삼성전자에게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지 내지 않아도 되는지도 관심사다. 또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금액은 어느선이 적당한지도 관건이다.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손해배상액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특허침해를 주장하며 이로 인해 지금까지 25억2500만달러(2조900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추산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향후 애플 특허를 이용하면 단말기당 90~100달러(10~11만원)의 이용료를 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애플 단말기 1대당 2.4%의 로열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양사 모두 이번 소송에서 패할 경우 입게 될 직접적인 타격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그러나 양사가 생각하는 손해배상액이나 로열티 수준이 입장차가 커서 이번 소송 심리결과가 한쪽으로 기울어도 최종협상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본안소송 결과는 소송전 전체의 승패와 직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가 거액의 소송비용을 감수하면서 1년 넘게 소송전을 끌고 오는 데는 홍보효과도 효과지만 결국 상대방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혀 향후 특허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이번 대결은 양쪽 모두 상대방의 특허침해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크로스 라이센스 체결이 유력하고 다만 서로 받게 되는 금액은 이번 재판 흐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데일리안=이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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