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는 게편?' 미 법원 '애플 편들기' 의혹

이광표 기자 (pyo@ebn.co.kr)

입력 2012.08.03 09:48  수정

삼성 측 증거만 연거푸 차단…편파성 논란 '고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에서 주인공인 데이빗이 아이패드를 연상시키는 태블릿을 사용하고 있는 장면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 루시고 판사는 2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이 영화 속 장면을 증거로 제출한 데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본안소송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이 삼성측의 증거자료를 잇따라 기각하면서 '편파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국 법원의 편파성은 "런던 올림픽의 편파판정도 울고 갈 기세"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2일(현지시간) 올싱디지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세너제이 북부지법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갤럭시탭10.1 가처분 판매금지 심리에서 제출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화 속 장면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이는 애플이 삼성전자가 증거자료를 외부로 유출시켰다며 제재 요청을 한 직후 내려진 명령으로 전 애플 디자이너의 증언, F700 등 삼성전자 독자 디자인 등에 이은 세 번째 증거 기각이다.

이번에 기각된 삼성전자측의 증거자료는 1968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든 영화 속 장면으로 네모난 모양에 모서리가 둥글고 화면이 큰 '뉴스패드'라는 기기가 등장하는데, 이는 애플의 아이패드를 연상시킨다. 당초 삼성 측은 애플의 디자인 모방 주장에 애플 제품의 원천 디자인이 독창적이지 않음을 주장하기 위해 이 같은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려 했다.

하지만 갤럭시탭10.1 가처분 판매금지 명령을 내렸던 루시 고 판사는 이 증거를 애플 특허 무효를 주장하는 데 쓸 수 없다고 명령했다. 이와 함께 소니에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는 아이폰 디자인도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재차 못 박았다.

이처럼 미국 법원이 삼성측의 증거자료를 잇따라 무력화 시키자 일각에서는 재판부의 '팔이 안으로 굽는 것 아니냐'며 공정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미국 법원의 '애플 편들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본안소송이 개시되기 전부터 애플 본사와 세너제이 북부지법이 모두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해 있고,애플이 ‘홈그라운드’ 이점을 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었다. 또한 지난 가처분 심리에서 애플 손을 들어준 루시 고 판사가 본안소송까지 담당하게 돼 삼성전자가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자사에게 유리한 판결이 이어지자 법원측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애플은 “삼성전자와 법무팀이 배심원들에게 편견을 갖게 할 의도로 위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법원에서 애플 특허가 유효하다는 선언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

한 특허 전문가는 "애플이 홈 어드밴티지를 이용해 법원에 상식 밖의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노골적으로 자기 편을 들어달라고 떼를 쓰는 수준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양측이 배심원들에게 증거를 보여줄 수 있는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때 편파성 논란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단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재판부가 더 공정한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이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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