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협상왕’ 무르익는 50억 잭팟 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9.26 08:17  수정

김주찬, 기량 못지않은 탁월한 협상력

이택근 50억? 시장기류 유리하게 흘러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지난해 프로야구 FA 시장은 이대호, 정대현, 이택근, 이승호, 김동주, 조인성 등 대어급들을 포함 무려 17명의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며 호황을 누렸다.

반면 올 겨울은 지난해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홍성흔, 이호준, 이진영, 정성훈 등이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되지만 각각 노쇠화와 부상 등의 부진으로 인해 대박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 이는 첫 FA 자격을 얻게 될 삼성 정현욱, KIA 유동훈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에 비해 젊고 싱싱한 롯데 김주찬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본인의 뛰어난 기량과 탁월한 협상 능력, 그리고 1년 새 달라진 이적시장 분위기 등 모든 조건이 김주찬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는 김주찬이 역대 FA 가운데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얘기가 빈말이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올 겨울 FA시장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김주찬.

① 장타력 갖춘 발 빠른 외야수

김주찬은 장, 단점이 뚜렷한 타자다. 3할을 칠 수 있는 방망이와 건강만 하다면 매년 40개 이상의 도루도 문제가 없다. 타석에서의 적극성 역시 김주찬을 따라갈 만한 타자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1번 타자치고는 제법 쓸 만한 장타력까지 지녔다. 프로 11년간 통산 홈런은 54개에 불과하지만 2루타가 무려 182개에 이른다. 특히 군 제대 후인 2009년에는 30개의 2루타를 몰아쳤고, 올 시즌도 27개로 이 부문 공동 6위에 올라있다.

물론 단점이 때론 독이 되곤 한다. 타석에서 너무 적극적인 나머지 볼넷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떨어지며 주루 플레이에서도 종종 상황에 맞지 않는 도루 감행으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곤 한다. 또한 허술한 외야 수비는 수차례 팀을 패배의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② ‘협상왕’이라 불리는 사나이

김주찬의 최대 장점은 어쩌면 뛰어난 기량이 아닌 탁월한 협상 능력에 있을 지도 모른다. 김주찬은 연봉을 짜게 책정하는 롯데 프런트를 상대로 매년 연봉 협상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시즌을 앞두고 열린 재계약 협상이다. 당시 롯데 구단은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동결 또는 소폭 인상만을 해줬다. 팀의 아이콘 이대호는 고작 8% 인상에 그쳤고, 베테랑 투수 이정훈은 아예 연봉조정신청까지 가는 초강수를 뒀지만 구단을 넘어서지 못했다. 김주찬 역시 지루하고 고독한 싸움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는 43% 인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얻어냈다.

이후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인해 8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김주찬은 자신이 3할(0.312)을 기록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연봉은 지난해 1억 7000만원에서 2억 7000만원으로 또 다시 훌쩍 뛰어올랐다. 실제로 김주찬은 데뷔 후 단 한 번도 연봉이 삭감된 적이 없다.

역대 외야수 FA 주요 계약.

③ FA 시장, 김주찬 중심으로 돌아간다

현재 프로야구 구단 가운데 김주찬과 같은 외야수를 필요로 하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대표적인 큰손 삼성과 LG는 외야 자원이 포화상태며, 이는 두산과 SK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수요는 적은 반면, 김주찬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특히 KIA 선동열 감독의 최근 발언이 김주찬 영입 경쟁에 불을 지폈다. 부족한 선수층의 한계에 직면해 있는 선 감독은 “이제 구단 측에 FA를 잡아달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IA는 이종범 은퇴 후 이렇다 할 후계자 발굴에 실패하며 극심한 외야 자원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주전 외야수 가운데 이용규는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을 때의 모습이 아니며 나지완은 여전히 기복심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김원섭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지병인 만성간염으로 풀타임 출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을 받쳐줘야 할 백업선수들은 더욱 참담하다. 한때 이종범의 대를 이을 것으로 평가받았던 신종길은 벌써 10년째 유망주에 그치고 있으며, 또 다른 기대주 이준호도 성장이 더디기만 하다. 따라서 ‘3할의 방망이’ 김주찬은 KIA의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내년 시즌 1군에 진출할 NC 다이노스는 김주찬 몸값은 물론 소속팀 롯데의 지갑마저 자극하고 있다. 1군 첫해를 맞이하게 될 NC는 전력 보강을 위해 FA 시장에 큰돈을 쓸 가능성이 무척 크다.

대표적인 표적은 역시나 김주찬이다. NC가 김주찬을 안게 된다면 전력의 급상승은 물론 지역 라이벌에게 보기 좋게 펀치 하나를 날리게 된다. 롯데 입장에서는 팬들의 여론을 생각해서라도 김주찬을 꼭 잡아야할 당위성이 생긴 셈이다.

김주찬의 가치는 지난해 4년간 50억원의 잭팟을 터뜨린 넥센 이택근과 비교되고 있다. 이택근의 지난해 연봉은 올 시즌 김주찬과 같은 2억 7000만원이었고, 1루와 외야를 겸임할 수 있는 포지션 또한 같다. 장타력에선 이택근이 앞서지만 김주찬은 보다 빠른 발을 지니고 있다. 대박으로 가기 위한 모든 상황이 김주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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