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최근 11경기에서 1승 10패의 충격적인 하락세를 타고 있다. 9월 중순 이후 롯데가 거둔 승리는 지난 23일 LG전(3-1승)이 유일하다. 급격한 추락의 원인은 바로 삼성전 완패다. 롯데는 지난 14일 이후 삼성과 맞붙은 5경기에서 전패했다. 내심 1위를 노리던 2위 롯데로서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사실상 2위를 포기한 롯데는 29일 현재는 4위까지 내려앉았다.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드러난 롯데 경기력에는 ‘롯데가 왜 가을에 약한가’에 대한 답이 녹아있다. 세밀함과 수비 집중력의 부족이다. 27일 경기에도 가장 섬세해야 할 포수 쪽에서 포구 실수와 번트 수비 포메이션 혼란 등이 불거지면서 2-6 완패했다. 뭔가에 쫓기는 듯 냉정함을 잃고 허둥대다가 결정적인 연속 실수로 자멸했다. 수비 전문 포수인 용덕한의 잦은 실수 탓에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강민호 역시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롯데 투타 핵심 '부상병동'
최근 롯데는 에이스와 마무리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올 시즌 롯데의 좌완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셰인 유먼이 왼 엄지발가락 부상으로 1군서 제외된 데 이어 숙부 별세 소식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여기에 '율판왕' 김사율은 9월에만 2개의 블론 세이브를 저지르는 등 마운드의 승리방정식이 흐트러졌다.
선발 요원인 이용훈 역시 어깨 건초염으로 1군에서 제외됐고, 사도스키 역시 27일 맨손으로 타구를 잡으려다 부상을 당하고 강판 당했다.
타선에서도 이탈자가 발생했다. 20일 목동 넥센전에서 박종윤이 자신의 타구에 맞아 광대뼈 함몰 부상했다. 강민호는 SK전에서 주자 김강민과 홈에서 충돌, 결장한 바 있다. 사실상 부상병동인 셈이다. 팀의 주축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집중력까지 저하시켰다.
결정적 실책 '자멸'
27일 경기에서는 김주찬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사실상 승패를 갈랐다. 롯데가 1-2로 뒤지던 5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최형우의 빗맞은 좌익선상 플라이를 김주찬이 놓치면서 1루 주자 이승엽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김주찬이 놓친 것도 문제지만 유격수의 늦은 백업도 문제였다. 그 타구로 발이 느린 주자 이승엽이 홈까지 파고들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6회 1사 1,2루 상황에서 배영섭의 우전 안타 때 우익수 손아섭의 홈송구가 짧게 바운드 됐다. 이때 포수 용덕한은 태그 타이밍을 놓쳤고, 2루주자 조동찬은 홈에서 살았다.
이어진 2,3루 위기에서 강봉규의 평범한 3루수 앞 땅볼에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타이밍 상으론 완벽한 아웃 타이밍. 하지만 이전 수비에서 태그 타이밍을 놓쳤던 용덕한은 3루수 황재균의 홈송구를 완전히 받지 않은 채 성급하게 태그를 시도하다가 공을 빠뜨리는 실책을 범했다. 이어진 위기 상황에서 이명우의 폭투로 추가 실점, 롯데는 자멸했다.
28일 경기에서도 롯데의 수비 집중력은 저하돼 있었다. 4회 초 무사 1,2루 페이크 번트 슬래시 상황에서 터진 손아섭의 극적인 역전 스리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발목을 잡은 것은 실책이었다. 4회 말 삼성의 반격. 조동찬과 김상수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상황에서 배영섭은 1루수 옆을 통과하는 강습 우전 안타를 때렸다.
2루 주자 조동찬은 우익수 손아섭의 어깨를 의식, 3루에서 멈췄고 손아섭은 강한 홈송구를 뿌렸다. 하지만 역동작에서 나온 홈송구는 부정확했고 3루쪽으로 치우쳤다. 이 때 포수 강민호는 자르기 위해 3루 선상으로 나갔지만 공을 놓쳤다. 이 순간 3루 주자 조동찬은 전날과 같은 과감한 베이스러닝으로 3-3 동점을 이뤘다.
롯데의 실책은 연속됐다. 이어진 1,3루 위기에서 강민호는 3루주자 김상수의 리드가 큰 점을 간파, 3루로 송구했다. 타이밍은 접전이었다. 3루수 황재균은 공을 글러브에 넣지 않은 채 태그를 시도했다. 공이 좌익선상으로 빠졌다. 3루 주자 김상수의 추가 득점. 연속 실책으로 자멸한 롯데는 추격 의지를 스스로 꺾었다.
롯데는 9월 중순 이후 1승 10패의 참담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위기의 롯데 '기본으로 돌아가야'
이 뿐만이 아니다. 7회 말 무사 1,2루 수비 때 진갑용의 투수 앞 희생번트 때 3루 베이스를 비운 황재균의 어설픈 번트 수비 포메이션은 롯데 선수들의 저하된 집중력을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다. 전날 용덕한의 포구 실책과 마찬가지로 조급증이 문제였다. 수비수들은 그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지 않았다.
롯데는 9월 중순 이후 1승 10패의 참담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 10번의 패배 중 5번을 삼성에 당했다. 삼성은 마운드도 강하지만 기본적으로 내외야 저인망 수비가 물샐틈없이 탄탄하다. 반면, 9월 롯데는 수비가 구멍이다. 그 차이가 바로 2위 롯데의 4위 급락 결정적인 원인이다.
롯데는 화끈한 분위기 야구다. 한번 분위기가 붙으면 어느 팀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분위기가 침체되면 지하 바닥이 어디인지 모를 때가 있다. 분위기가 다운될 때 필요한 게 바로 기본에 충실 하는 것. 롯데 야구는 화려하다. 타격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할 땐 잘하지만 하기 싫은 게 잘 안될 땐 자멸한다. 삼성 야구는 롯데만큼 화끈하고 화려한 야구는 아니지만 하기 싫은 걸 잘한다. 수비와 팀플레이 같은 드러나지 않는 기본기가 바로 야구선수들이 하기 싫어하는 연습이다.
2013시즌 동군 올스타 모든 자리를 석권했던 '올스타군단' 롯데. 시즌 최대 위기가 바로 찬바람 부는 목하(目下)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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