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역스윕?' 롯데 관통하는 불길한 기류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입력 2012.10.12 09:56  수정

공격 부진 두산, 최준석 홈런으로 원기 회복

롯데, 5회까지 매 이닝 득점기회 '고작 2득점'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1이닝도 채 버티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2012 팔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의 내용만 놓고 본다면 롯데가 2년 전처럼 '역스윕'을 당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았다.

물론 롯데가 1차전에서 무려 4개의 실책을 범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지난 2010년 준플레이오프 당시와는 양 팀의 전력이 전혀 딴 판이다. 때문에 역스윕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우세했다. 게다가 롯데가 2년과 똑같은 악몽을 두 번 다시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예상도 한몫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3차전의 내용과 결과를 보면 롯데에 2년 전 악몽의 기운이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다. 명승부 끝에 아쉽게 졌다면 4차전을 기약할 수 있겠지만 두산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면서 롯데는 스스로 자멸했으니 역스윕 악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1회초에 두산에게 3점을 준 것은 그야말로 무림고수의 힘을 막기 위해 막아놨던 혈(血)을 뚫어주는 것과 같았다. 선발 사도스키의 제구력 난조로 첫 타자 이종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뒤 김현수의 적시타로 너무나 손쉽게 점수를 헌납했다. 이어 최준석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해 순식간에 0-3으로 벌어졌다. 그동안 공격력 부진에 허덕였던 두산에게 봉인을 풀어준 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롯데는 자멸의 길을 걸었다. 1회말부터 5회말까지 무려 5이닝동안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이를 제대로 살린 것은 2회말에 불과했다.

1회말에는 1사 만루의 기회를 맞았다. 이쯤 되면 아무리 못해도 2점 이상은 따라가야 했다. 하지만 3루 주자 조성환은 외야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무작정 홈에 뛰어들다 공이 잡히자 3루로 귀루한 뒤 홈으로 내달렸고 결국 아웃되고 말았다. 조성환의 '본헤드 플레이'다.

2회말에 두산 선발 이용찬의 보크에 이은 적시타로 2점을 만회한 것은 좋았지만 롯데는 이것으로 이날 점수를 다 뽑았다. 4회말에는 전준우의 2루타에 이은 황재균의 투수 앞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어 동점을 노렸지만 용덕한의 번트 실패로 홈으로 달려들던 전준우가 견제를 당해 아웃되면서 기회를 날렸다. 이 역시 호흡이 맞지 않은 본헤드 플레이의 전형이다.

여기에 선발 사도스키는 팔 통증을 호소하며 1이닝도 소화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 때문에 중간계투진에 크나큰 부담이 갔다. 경기를 12일에도 치르고 마지막 5차전으로 넘어갈 경우 14일에 갖는 빡빡한 일정을 감안한다면 그동안 좋았던 중간 계투진에게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 롯데가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고 플레이오프로 간다고 하더라도 이는 분명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비해 두산은 공격 봉인이 풀린 데다 오재원이라는 제대로 미쳐주는 선수가 한명 나타났다. 포스트시즌처럼 큰 경기에서는 페넌트레이스 성적과 관계없이 미쳐주는 선수가 시리즈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3차전에서 오재원이 해냈다. 오재원은 3회말 멋진 호수비를 보여준데다 7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3루타까지 쳐내며 두산의 공격을 이끌었다.

물론 롯데가 12일 벌어지는 4차전에서 끝내면 역스윕의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롯데가 가을만 되면 유독 안방에서 작아지는 징크스를 아직까지 풀지 못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지난 1992년 이후 한 번도 홈에서 이겨보지 못했기에 더더욱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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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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