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 영입 정대현 준PO MVP
5년 연속 한국시리즈 SK 풍부한 경험
4년 연속 가을 잔치에서 미끄러졌던 롯데가 5수 끝에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맛봤다. 선두 주자는 준플레이오프 MVP이자 ‘우승 타짜’ 정대현(34) 선생이다.
정대현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3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 등판해 롯데의 뒷문을 든든히 단속했다. 등판할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감안하면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라는 빼어난 기록이 오히려 무색할 따름이다. 다음 상대는 정대현을 ‘타짜’로 길러낸 ‘가을 DNA’의 대명사 SK 와이번스다.
5일 족집게 과외, 얼마나 통할까
최근 롯데의 가을은 언제나 비극으로 끝났다. 8년만의 포스트시즌이었던 2008년에는 선수단 전체가 긴장한 나머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3전 전패로 물러났다. 이듬해에는 1승을 먼저 거두고도 내리 3연패해 ‘첫 승시 PO 진출 확률 100%’의 징크스를 깨기도 했다.
2010년에도 악몽은 이어졌다. 원정 1~2차전을 모두 잡았지만 결과는 리버스 스윕으로 이어져 희대의 역전 드라마의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서 시작했지만 끝내 한국시리즈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주포인 이대호가 빠져 공격력 약화됐지만 늘 약점으로 지적되던 뒷문을 잠그는데 성공했다. 특히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은 물론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정대현을 ‘족집게 과외 선생’으로 모셔온 것이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정대현은 FA 계약 후 부상으로 인해 시즌 전반기를 통째로 날려 ‘먹튀’ 가능성까지 언급됐지만 클래스는 영원했다. 복귀 후 중간계투직을 맡아 슬슬 몸을 달구기 시작한 정대현은 시즌 막판 마무리 김사율이 부진하자 곧바로 역할을 바꿔 롯데의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정대현의 진정한 가치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드러났다. 그는 5일간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동안 말 그대로 큰 경기에서 승리하는 법을 콕 짚어줬다. 그동안 경기 막판 앞서거나 역전을 시켜놓고도 불펜이 무너져 눈물을 흘렸던 롯데 선수들은 정대현 선생의 산교육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관건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정대현 학습 효과가 얼마나 나타는가의 여부다. 1999년 플레이오프 이후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맛본 터라 현재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로 인해 롯데 특유의 몰아치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반면, 과외시간이 5일에 불과하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빨리 배운 것은 그만큼 빨리 잊기 마련이다.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대현만큼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4번 타자 홍성흔의 장타가 살아나고, 현재 롯데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조성환이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5년간의 노하우 SK…진정한 ‘가을 DNA’
현재 롯데에서 정대현이 지닌 기량과 경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그의 친정팀 SK에서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정대현은 SK에서도 든든한 마무리였지만 부상으로 빠졌을 때 송은범, 엄정욱, 이승호(현재 롯데) 등이 훌륭히 공백을 메웠다. 올 시즌에는 30세이브를 거둔 정우람이 정대현 이상 가는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SK 선수들은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무시 못 할 경험을 지니고 있다. 지난 5년간 포스트시즌에서의 승률은 0.610(25승 16패)에 달하며 2009년과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제외한 6차례 시리즈에서 승자로 기억됐다. 이는 2008년부터 이번 준PO까지 승률 0.381(8승 13패)에 머문 롯데와 상반된 수치다.
SK의 풍부한 큰 경기 경험은 산전수전을 다 거쳤단 뜻이기도 하다. SK는 첫 우승이던 2007년, 한국시리즈 역대 최초로 2패 후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웠고,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리버스 스윕(2패 후 3연승)을 이뤄내며 벼랑 끝에서 탈출하는 법도 배웠다. 또한 2010년에는 역대 6번째 한국시리즈 전승 우승의 노하우도 갖췄다. 말 그대로 단기전에서 승리하는 법을 아는 이들이 SK 선수들이다.
가장 주목해야할 선수는 포스트시즌만 되면 날아오르는 ‘가을 사나이’ 박정권이다. 박정권은 3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 MVP(09·11 PO, 10 KS)에 오를 정도로 유독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롯데를 상대로 통산 타율 0.292 15홈런 47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롯데 킬러’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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