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 뛰어난 야구를 펼치는 두 팀의 격돌은 화끈한 타격전이나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틱한 승부보다는 ‘효율성’의 싸움이다. 양측이 서로 얼마나 자신에게 유리한 공식대로 야구를 풀어나가느냐에 승부가 좌우된다.
올해 한국시리즈 1차전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당시 삼성의 철벽 마운드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을 거치며 지쳐있던 SK 타선을 힘으로 압도하며 4승 1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5경기에서 SK 타선이 뽑아낸 점수는 7점에 불과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SK는 롯데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최종전을 치렀고, 힘 빠진 타선은 충분한 휴식으로 기세등등한 데다 양적-질적으로 풍부한 삼성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1차전에서 SK가 뽑아낸 점수는 1점. 그것도 자책점이 아니라 상대 실수로 거둔 어부지리 점수였다. 작년 1차전에서 영봉패(0-2)를 당했을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1차전에서 에이스 장원삼을 제치고 깜짝 1선발로 나선 삼성 윤성환은 5.1이닝을 4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으며 정규시즌 SK전(2승, 평균자책점 3.00)에서 강했던 모습을 재현했다.
류중일 감독은 냉철하다싶을 만큼 과감한 투수교체로 SK의 추격의지를 미연에 꺾어버렸다. 주자만 나가면 곧바로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단행하며 심창민-안지만-권혁-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를 풀가동했다.
종반까지 점수는 1~2점차 승부였음에도 정작 실질적인 분위기는 한반도 팽팽한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삼성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무기력한 SK 타자들은 마음에 앞서 성급한 스윙을 남발하다가 별다른 찬스 자체를 만들지 못했다.
파워에서 삼성에 뒤지는 SK 타선으로서는 지더라도 끈질기게 카운트를 물고 늘어져서 삼성 불펜의 체력을 소모시키려는 집중력이 아쉬웠던 대목이다. SK 타선의 핵인 정근우를 비롯해 최정, 이호준, 박정권 등이 한방보다는 동료들의 찬스를 이어주는 팀 배팅이 절실하다.
삼성은 2차전에서는 에이스 장원삼이 출격한다. 1차전을 잡을 경우, 여세를 몰아 시리즈를 단기간에 끝낼 수도 있다는 류중일 감독의 포석이 녹아있는 대목이다. 2차전에서 마리오가 출격하는 SK는 1차전에서 윤희상의 완투로 지친 불펜진에게 휴식을 준 게 위안이지만 무기력한 타선이 살아나지 않는 한 올해도 삼성 마운드를 넘어서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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