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ing of the Ring' 타이론 스퐁(27·수리남)이 짜릿한 KO로 MMA 데뷔전을 자축했다.
지난 4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WSOF 1 - Arlovski vs. Cole'에서 트레비스 바틀렛을 1라운드 3분 15초 만에 넉아웃으로 잠재우고 종합 무대에서의 무난한 첫 스타트를 끊었다.
'WSOF'는 K-1 출신 레이 세포와 ‘주짓수 장인’ 헨조 그레이시 등 거물급 인사들이 모여 설립한 단체로 UFC(옥타곤)와 다른 10각형 케이지로 자신들만의 색깔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 방송사 NBC와도 계약, 미래도 밝다는 평가다.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출신인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를 필두로 미구엘 토레스-조쉬 버크먼 등 소속 파이터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링의 제왕이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스퐁은 입식 무대에서 괴물로 통했다. 고무공 같은 탄력에서 터져 나오는 펀치 연타와 킥의 콤비네이션은 물론 상대를 집어삼키는 살인적 니킥까지. 화려하면서도 승률도 괜찮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예전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K-1 무대에서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럽에서 활동할 때까지만 해도 적수가 없어 ‘외로운 왕’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100kg 이상 거구들이 득시글거리는 K-1에서 정상을 겨냥하기엔 체격 면에서 다소 밀렸다. 석패한 알리스타 오브레임전 등이 대표적 예다.
K-1에 UFC와 같은 라이트헤비급이 있었다면, 뛰어난 테크닉을 지닌 스퐁이 구칸 사키-교타로 등과 함께 챔피언 경쟁을 펼쳤을 것이 확실하다.
갈수록 세계격투시장에서 입식무대의 규모가 작아지자 스퐁은 진작부터 MMA 진출을 모색해왔다. UFC 라이트헤비급 최고의 레슬러로 꼽히는 라샤드 에반스(33·미국)와 오랫동안 훈련하는 등 취약한 그라운드 보강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일단 데뷔전은 잘 치렀지만 바틀렛전만 봐서는 스퐁의 종합 기량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7승2패 전적의 바틀렛은 그래플링이 빼어난 선수가 아니다. 주로 펀치에 의한 넉아웃 승부가 많은 선수라 상대성에서 스퐁을 당해내기 쉽지 않았다.
스퐁의 명성에 기가 눌린 듯, 바틀렛은 공이 울리기 무섭게 뒷걸음질 치며 타격 맞불을 피했다. 이에 스퐁은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를 잡아가며 바틀렛을 압박했고, 강한 단타와 카운터 솜씨를 뽐내며 어렵지 않게 끝냈다.
스퐁은 공격적인 아웃파이팅을 구사하는 사키-교타로 등과는 달리 전진 압박을 즐긴다. 공격무기가 워낙 다양하고 타이밍을 잘 잡아 K-1 거구들을 상대로도 정면에서 잘 치고받았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싸우는 것에도 능하지만, 근접전에서 자신은 덜 맞고 빈틈에 강한 공격을 꽂아 넣는 것에 더 능숙하다.
순수한 타격만으로 따졌을 때는 현 MMA 최고 스트라이커 앤더슨 실바보다도 한 차원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답게 스퐁의 화력은 묵직하면서도 예리했다.
입식출신 강자들이 그렇듯 스퐁 역시 클린치-테이크다운 방어력이 향후 롱런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크로캅이 그랬듯 스퐁 역시 종합무대에서 보여준 타격은 컴비네이션보다는 단타 위주였다.
하지만 단순히 빠르게 단타를 치는 것이 아니라 페이크로 상대를 농락한 뒤 가드가 닿지 않는 곳에 주먹을 꽂아 넣는 것은 물론 상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사각으로 공격을 가한다. 그런 솜씨는 입식 최강자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름값에 모자람이 없어 보였다.
한창 타격에 물이 오른 선수답게 스퐁의 화력은 강력했다. 종합에서 흔히 보기 힘든 수준 높은 바디샷으로 상대 바틀렛을 여러 차례 놀라게 했고, 묵직한 하이킥은 정타로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굉장한 충격을 가했다. 이미 타격이 몇 차례 교환되는 순간부터 바틀렛은 전의를 상실했다.
바틀렛전에서 검증됐듯 스퐁의 타격 기량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지만 문제는 그래플링이다. 아무리 에반스 등과 함께 훈련을 했다지만 평생을 입식 에서 활약하던 선수가 단시간 내 종합무대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크로캅처럼 스텝을 살려 상대의 공격을 뿌리치는 것도 아닌 전진 압박 타입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입식출신 강자들이 그렇듯 스퐁 역시 클린치-테이크다운 방어력이 향후 롱런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