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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꿈' FA 빅5…계약서에 불안요소 삽입?


입력 2012.11.13 00:37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부상 변수, 과도한 옵션으로 안전장치

베테랑에게는 옵션보다 바이아웃 조항

프로야구가 다음 시즌 전력 상승을 꾀할 수 있는 스토브리그의 계절을 맞이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11명의 2013년 FA 신청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삼성 정현욱을 비롯해 SK 이호준, 롯데 홍성흔, 김주찬, KIA 유동훈, 이현곤, 김원섭, 넥센 이정훈, LG 정성훈, 이진영, 한화 마일영 등이 대상이다.

이번 FA 시장에는 리그 판도를 뒤흔들만한 대어급은 없지만, 전력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준척급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각 팀의 영입 경쟁이 피 튀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롯데 홍성흔과 김주찬, LG 이진영과 정성훈, 삼성 정현욱은 FA 빅5로 불리며 대박 계약을 노리고 있다.

반면,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이들의 뛰어난 기량은 의심할 나위가 없지만 각자 부상과 노쇠화 등 몸값이 깎일만한 고민거리도 분명 안고 있다. 구단들 역시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총동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 FA 5인방, 정현욱(왼쪽부터)-홍성훈-정성훈-이진영-김주찬.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 옵션 활용
- 김주찬, 이진영, 정성훈

타율 3할과 40도루 이상이 가능한 김주찬은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든 나이가 최대 매력 포인트다. 간혹 어이없는 실책을 범하곤 하지만 최근 들어 희소성의 가치가 높아진 우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늘 잔부상을 안고 있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이다. 올 시즌도 각종 부상에 시달린 데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 출전이 불가능할 정도의 몸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주찬은 ‘FA 대박’을 위해 부상을 참아냈다.

따라서 김주찬과 같은 유형의 선수에게는 과도한 플러스 옵션을 매기는 방안도 고려해볼만하다. 대표적인 예가 LG 박용택이다. 지난해 박용택은 원 소속구단 LG와 4년간 34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보장금액은 총액의 50%도 안 되는 15억5,000만원(계약금 5억원+연봉 3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18억5,000만원은 옵션에 따라 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지금까지 성공적이다. FA 계약 2년째를 보내고 있는 박용택은 연평균 타율 0.303 13홈런 70타점 21.5도루를 기록, 대부분의 옵션을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성훈에게도 해당한다. 정성훈 역시 김주찬과 마찬가지로 동기부여가 될 경우 더욱 큰 힘을 발휘하는 선수다. 다만 이타적인 성향의 정성훈은 올 시즌 ‘신개념 4번 타자’라는 지평을 새로 열었다. 여기에 개인을 위한 성적을 옵션으로 요구한다면 보다 좋은 기록도 기대해볼 수 있다.

건강만하다면 꾸준한 성적을 보장하는 이진영에게는 마이너스 옵션이 어울린다. 이진영은 지난 4년간 타율 0.304 6.8홈런 52.8타점을 기록했다. 3할 이하의 타율은 지난해가 유일하다.

2000년대 중반, 삼성은 FA였던 심정수와 박진만, 임창용 등과 마이너스 옵션을 따로 체결했다. 이들의 잦은 부상을 고려한 계약이었다. 일단 보장금액은 높다. 하지만 규정타석과 경기 수 등 출전과 관련된 항목에서 미달하면 돈을 뱉어내야 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2007년 연봉 5억원이었던 임창용은 '10승 달성 실패 시 2억원을 반환한다'는 조건에 따라 2억원을 내놓아야 했다.


베테랑에게 무리한 옵션보다는 바이아웃
- 홍성흔, 정현욱

홍성흔은 역대 FA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계약기간을 보냈다. 지난 2009년 롯데로 이적한 뒤 FA 계약 4년간 연평균 11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0 14.8홈런 80.2타점의 걸출한 성적표를 남겼다.

문제는 적지 않은 나이다. 내년이면 어느덧 37세가 된다. 홍성흔은 지난 시즌 6홈런을 기록, 이전해 26개에서 무려 20개나 줄어들었다. 타율도 커리어하이였던 2009년 0.371에서 매년 하락하고 있다. 물론 홍성흔은 올 시즌 두 자리 수 홈런(15개)을 회복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삼성 정현욱의 올 시즌은 크게 두드러지지도, 부진하지도 않은 시즌이었다. 다만 무뎌져가는 공 끝과 함께 삼성의 철벽 필승조에서 멀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필승조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현욱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홀드가 지난해 24개에서 3개로 줄었지만 62.2이닝동안 2승 5패 평균자책점 3.16로 변함이 없었다. 삼성을 제외한 어느 팀에 가더라도 확실한 필승 계투조에 들 수 있는 기량이다.

홍성흔, 정현욱과 계약하려는 구단 입장에선 바이아웃 조항 삽입을 고려해볼만하다. 지난 2006년 SK는 당시 33세였던 박재홍과 2+2년이라는 다소 생소한 FA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 시 미리 설정해 놓은 옵션에 따라 계약기간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을 말한다. 옵션을 채운 박재홍은 2008년, 연봉 보장은 물론 계약금 2억원을 더 얹은 계약을 이끌어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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