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타랍·모범생 박지성 '얄궂은 운명'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2.12.17 14:49  수정

감독 교체 후 타랍-박지성 엇갈린 대우

타랍, 첫 승 주역 우뚝..박지성 ‘격세지감’

QPR은 타랍의 2골 맹활약으로 풀럼을 2-1로 꺾었다.

퀀즈파크레인저스(QPR) 해결사는 역시 아델 타랍이었다.

QPR은 15일(한국시각) ‘2012-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풀럼과 홈경기에서 타랍(23)이 홀로 2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시즌 개막 5개월 만에 2-1 감격적인 첫 승을 따냈다.

해리 레드냅(65)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4경기 만에 거둔 승리. QPR은 사령탑 교체 이후 1승3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박지성은 이날 경기장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무릎부상이 다시 악화된 박지성은 팀의 승리를 먼발치에서 지켜봐야만했다.

박지성과 타랍의 엇갈린 운명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타랍은 지난해까지 QPR 부동의 에이스이자 프리미어리그의 떠오른 스타였다. QPR의 1부 승격과 잔류가 사실상 그의 발끝에서 이뤄졌다. 올 시즌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의 갈락티코 정책 속에 타랍의 입지는 좁아졌다. 쟁쟁한 스타급 이적생들이 연이어 보강돼 타랍의 자리를 위협했다.

괴팍한 조이 바튼 때문에 속을 끓였던 마크 휴즈 감독은 개성 강한 선수들이 즐비한 QPR에서 예상을 깨고 성실하며 모범적인 박지성을 주장으로 임명했고, 실질적인 팀의 기둥 역할을 주문했다. 조급해진 타랍은 시즌 초반 개인플레이를 남발하며 팀 부진의 원흉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선발과 벤치를 오락가락하며 입지도 불안정했다.

그러나 레드냅 감독의 부임이 운명을 또 한 번 바꿔놓았다. 무승행진이 장기화되면서 신뢰를 잃은 휴즈 감독이 경질되고, 박지성은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벤치신세로 밀려났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래드냅 감독은 팀을 위기에서 구해줄 수호신으로 타랍을 지목했다. 다소 이기적인 성향이 있지만 뛰어난 기술과 해결 능력을 지닌 타랍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해 장점을 살리는데 주목했다. 레드냅 감독 이후 QPR은 타랍 중심의 팀으로 완전히 재편됐고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린 끝에 감격의 첫 승을 신고했다.

풀럼전은 말 그대로 타랍의 원맨쇼. 처진 스트라이커 겸 플레이메이커로 기용된 타랍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넓은 경기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풀럼을 유린했다. 화려한 드리블은 물론 감각적인 패스가 수차례 나왔다. QPR이 터뜨린 두 골도 타랍의 개인능력으로 만들어낸 골에 가까웠다.

타랍의 활약은 역설적으로 국내 팬들에게는 박지성의 부재를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박지성이 QPR의 주전으로 뛰는 동안 거의 볼 수 없었던 장면을 타랍은 수차례나 만들어냈다. 물론 박지성은 타랍과는 다른 장점을 가진 선수다. 그러나 일단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에게는 그러한 구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 현재 QPR에 절실한 능력과 스타일이 바로 박지성보다는 타랍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QPR의 기존 멤버로 분류되는 타랍의 활약은 레드냅 감독 부임이후 팀의 중심에서 밀려난 이적생들의 입지와 더욱 대조되는 부분이다. QPR은 이날 승리로 강등권 탈출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박지성을 비롯한 이적생 멤버들에게는 앞으로 험난한 주전경쟁을 예고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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