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는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와 함께 2012년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최종후보 3인에 올라 있다.
국내 방송 시상식에서는 공동 수상자가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
혹자는 “1등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경계하지만 사실 공동상은 시청자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다. 단 1명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한 경쟁자는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상을 세분화해 가급적 많은 이들이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국내 방송 시상식의 특징이다.
반면 스포츠 시상식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특히 축구의 경우 '대상'은 1명이고, 스포트라이트도 1명에게만 집중된다. 나머지는 그저 들러리에 불과하다. 최근 마음고생 중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레알 마드리드)가 대표적인 예다.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와 함께 2012년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최종후보 3인에 올라 있다. 발롱도르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유럽 올해의 발롱도르가 통합된 자타공인 FIFA 최고 권위의 대상이다.
올 시즌 수상자는 내년 1월 7일 스위스서 발표되는데 메시가 받을 확률이 높다. 메시는 올 한해 69경기에서 91골(경기당 1.31)을 넣어 1972년 게르트 뮐러가 세운 한 해 85골을 40년 만에 갈아치웠다.
호날두는 메시의 경이적인 활약을 칭찬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쓰렸다. 그는 최근 포르투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생은 길다. 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라이벌 메시가 4년 연속 수상이 유력하자 호날두의 자존심이 많이 구겨졌다는 후문이다.
사실 호날두는 FIFA발롱도르 전신인 FIFA 최우수상과 유럽 최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한 바 있다. 지난 2007-0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우승을 이끌며 세계 축구의 왕이 됐다. 하지만 한창 전성기인 지금 그는 만년 2인자 이미지에 갇혀 있다.
비단 호날두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록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홀대받아온 언성히어로들 역시 상은 남의 일일 뿐이다. 이들의 팀 공헌도는 공격수들 못지않지만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살신성인 대명사' 박지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007-08시즌 맨유의 리그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당시 FIFA 올해의 선수 ‘23인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서 첼시의 존테리와 아넬카 킥을 선방한 에드윈 반데사르 역시 23인 후보에 들지 못했다.
박지성과 반데사르가 누락된 2008 FIFA 최우수선수 23인의 후보는 다비드 비야, 페르난도 토레스, 디디에 드록바 등 주로 공격수들로 채워졌다. 수비수는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과 이케르 카시야스, 수비수 존 테리 단 3명에 불과했다. 이들 중 ‘최종후보 5명’에 오른 선수들도 호날두, 토레스, 메시, 카카, 사비 등으로 압축됐다.
축구의 승패가 골로 결정지어지는 건 분명하지만, 공수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온 알짜배기 선수들도 ‘축구 대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FIFA는 상의 종류를 지금보다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기록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이타적 선수들’을 찾아내 포상함으로써 축구의 숨은 매력이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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