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은 13일(한국시간),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2-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경기서 로빈 판 페르시와 네마냐 비디치에게 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이로써 이날 경기 전까지 상승세(4승 1패)를 타던 리버풀은 8승 7무 7패(승점 31)째를 기록, 리그 7위 웨스트 브롬위치를 넘어서는데 실패했다. 반면, 10경기째 무패행진을 내달리고 있는 맨유는 승점 55(18승 1무 3패)를 따내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가장 아찔한 장면은 전반 종료 직전에 나왔다. 순식간에 리버풀 왼쪽 수비 라인을 꿰뚫은 하파엘은 문전 앞까지 볼을 치고 들어갔고, 넘어지면서 땅볼 패스를 올렸다. 이를 문전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판 페르시가 감각적인 뒤꿈치 슛으로 살짝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던 볼을 마틴 스크르텔이 걷어내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위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직감한 레이나 골키퍼는 볼을 향해 달려들었고, 이 과정에서 쇄도해 들어가던 가가와 신지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다. 이후 레이나 골키퍼는 주심이 휘슬을 분 뒤에야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리플레이 확인 결과, 가가와 역시 안드레 위즈덤과의 몸싸움에 밀려 넘어진 것이었다. 자칫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할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하워드 웹 주심은 위즈덤이 정당한 몸싸움을 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힘에서 밀린 가가와가 스스로 넘어지며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날린 셈이 되고 말았다.
맨유팬 입장에서는 순간적인 판단이 뛰어난 박지성이 그리워지는 대목이었다. 특히 같은 장면에서 박지성이었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을 것이란 아쉬움이 묻어나기도 했다.
실제로 박지성은 영국 내에서도 반칙을 영리하게 얻어내는 선수로 유명하다. 자신의 신체조건(176cm-72kg)이 불리하다는 것을 인정한 박지성은 무리한 돌파보다는 박스 바로 앞 또는 위협적인 공간으로 파고 든 뒤 상대 수비수들의 파울을 이끌어내는 기가 막힌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맨유에서 붙박이 주전이 아니었던 박지성은 출장할 때마다 수많은 피반칙을 유도했다. 특히 지난 2010-11시즌에는 28경기(25선발)동안 무려 51개의 파울을 얻어내 나니에 이어 팀 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 시즌 QPR로 둥지를 튼 박지성은 많지 않은 경기지만 벌써 29개(경기당 1.93개)를 유도하며 이 부문 팀 내 3위를 마크하고 있다.
박지성-가가와 피반칙 개수.
반면, 가가와는 다르다. 물론 가가와의 주포지션은 파울을 많이 얻어낼 수 있는 윙어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이지만 거친 몸싸움을 기피하는 전형적인 일본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최근 가가와가 부상을 입자 체중 증가를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박지성은 빠르고 거친 맨유 스타일에 최적화된 모습을 선보였다. 만약 박지성이었다면 상대 수비수보다 어깨를 먼저 밀어 넣어 반칙을 얻어냈거나 슬라이딩으로 볼을 먼저 터치, 골을 성공시켰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타적인 플레이에 능한 박지성이기에 레이나 골키퍼와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불상사는 피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다행히 레이나 골키퍼는 곧바로 전반전이 종료되는 바람에 라커룸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충돌 직후 그라운드에 쓰러져 어지럼증을 호소한 레이나의 모습에 리버풀 팬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부상 복귀 후 공격 포인트를 올리기 위해 선보인 어설픈 가미가제 정신이 자칫 큰 부상을 야기할 수 있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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