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후계자, 류제국 안고 DTD 끊을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입력 2013.01.28 11:22  수정

김기태, 쌍방울 정신 LG에 전이 중

전 메이저리거 영입 임박 '호재'

전직 메이저리거 류제국이 LG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오뚝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구단이 있었다. 바로 잊힌 '공포의 외인구단' 쌍방울 레이더스다.

1991년 전북을 연고로 탄생한 쌍방울은 '야신'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기 전인 1995년까지 매년 하위권을 헤맸던 소위 '동네북'이었다. 김 감독 부임 후 쌍방울은 180도 달라졌다. 오뚝이처럼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돌풍의 주역이 되기 시작했다. 져도 끈질긴 경기를 펼치는 근성의 야구가 시작되더니 급기야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팀의 4번 타자가 바로 현 LG 트윈스 수장 김기태 감독이다. 김기태 감독은 김성근 이전 쌍방울과 이후 쌍방울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현장에서 지켜본 산증인이다. IMF 이후 모구단 쌍방울그룹의 재정 악화로 1999년 삼성으로 이적할 때까지 야신의 야구를 가장 근거리서 체득한 인물이다.

사실 LG 구단과 선수시절 전혀 연고가 없던 김기태 감독을 신임으로 영입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쌍방울의 기적을 이뤄낼 '야신 후계자'의 기대도 일조했다. 쌍방울의 야구는 근성야구, 정신력을 가장 중요시한 야구였다. 김 감독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쌍방울 야구가 모래알 LG엔 처방전이었던 셈.

하지만 김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악재가 연속으로 터졌다. 가장 큰 사건은 새로운 에이스로 촉망받던 박현준과 선발요원 김성현의 승부조작으로 인한 제명이었다. 시즌을 목전에 두고 벌어진 충격 사태로 에이스 없이 신임 김기태의 LG는 출범했다.

시즌 초 5,6월까지 LG는 초유의 제명사태에도 선전했지만 그 이후 숙명의 DTD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매몰됐다. 에이스의 갑작스런 공백도 문제였지만 6월 구원 실패에 흥분한 마무리 봉중근의 골절상은 결정적이었다. 지난 2002년 바로 김성근 감독 시절 4강에 진입한 이후 11년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 야신의 헝그리 정신을 이식시켰지만 한 시즌으로 LG의 패배의식을 지울 순 없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덕아웃 뒤에 오뚝이 인형 2개를 갖다놓을 예정이다. 봉중근처럼 흥분해 자해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뜻이 일차적이다. 그리고 쌍방울의 오뚝이 정신으로 칠전팔기, DTD의 굴레에서 벗어나겠다는 속뜻도 담겨있다.

올시즌 LG에 필요한 것은 우완 에이스의 귀환이다. 박현준이 에이스로 성장했다면 LG는 작년에 이미 가을야구에 도전장을 던졌을 수도 있다. 촉망받던 임찬규의 성장이 더딘 것도 아쉽다.

류제국이 있다면 토종 에이스 부재의 공백은 충분히 메울 수 있다. 덕수정보고 시절 이미 괴물로 평가받던 그다. 2001년 청룡기 결승에서 광주진흥고 시절 김진우와 펼친 에이스 맞대결은 아직도 최고의 명승부로 남아있다. 김진우보단 오히려 류제국의 성장가능성에 더 후한 점수를 준 야구전문가들이 대부분이었다.

고교시절 이미 150km/h를 능가하는 강속구를 뿌리던 류제국은 시카고 컵스와 입단, 야구팬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데이토나 컵스 시절 물수리 사건과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한 채 메이저리그에서 방출됐다.

류제국이 착실히 재활과 훈련을 병행한다면 부활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다. 분명 박현준, 김성현 이탈의 악재는 류제국의 합류로 해소될 수 있다. 작년 선발로 전환한 이후 위력투를 펼친 레다메스 리즈와 좌완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 그리고 류제국으로 이어지는 3선발은 강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관건은 LG와의 계약이다. LG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류제국은 최근 귀국해 계약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구단 측에 일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시즌 당장 뛰기 위해서는 오는 31일까지 선수등록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곧 계약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류제국은 자신의 몸 상태가 시범경기 때 투구할 수 있는 몸의 80% 수준까지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초읽기에 돌입한 류제국의 LG 입단은 김 감독 입장에선 천군만마와 같다. 승리방정식을 줄줄 꿰차는 삼성 필승조장 정현욱에 이어 토종 에이스 류제국의 동시 확보는 그야말로 11년 묵은 DTD의 질긴 고리를 끊는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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