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스타 베컴 ‘방탕이 뭔가’

이준목 기자

입력 2013.02.09 09:25  수정

프랑스 PSG행 결정 ‘안정 아닌 도전 선택’

여전히 월드컵 야심..가치 입증할 기회

데이비드 베컴

5년 만에 미국무대를 떠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차기 행선지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을 택했다.

베컴의 PSG행은 축구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75년생인 베컴은 만 37세. 어지간한 선수라면 커리어 하향점에 접어들거나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아니다. 정상급 선수들도 말년에 넉넉한 수입과 안정된 대우가 보장되는 리그나 팀을 골라 커리어를 마무리하려는 경우도 빈번하다.

하지만 베컴의 선택은 안정보다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베컴은 MLS 2연속 우승을 통해 지난 5년간의 LA 갤럭시 생활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다시 고향과도 같은 유럽무대 복귀를 선택했다.

베컴이 다시 유럽무대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가능하다고 해도 기껏해야 빅리그의 중위권 팀이나 혹은 변방리그일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베컴에게 러브콜을 보낸 곳은 바로 PSG였다.

프랑스리그는 그동안 빅3(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만만치 않은 유럽축구의 강자다. 더구나 PSG는 2011년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왕세자가 인수한 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프랑스의 ‘맨시티’로 떠올랐다.

즐라탄 이브라모비히치, 티아구 실바, 하비에르 파스토레 등 슈퍼스타들을 앞세워 프랑스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에 올라있다.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PSG가 전성기의 젊은 선수들을 두고 굳이 37세의 노장 베컴을 영입한 것을 두고 “실력보다는 마케팅적인 차원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출중한 외모와 스타성을 겸비한 베컴은 나이가 들어서도 현존하는 축구스타 중 최고의 스포테이너로 꼽힌다.

하지만 그러한 상품성만이 베컴의 전부는 아니다.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 AC 밀란 등 유럽 굴지의 빅리그와 명문팀을 거치면서 베컴은 가는 곳마다 자신에 대한 의문부호를 오직 실력하나로 극복해왔다. LA 갤럭시로 이적한 이후에도 베컴은 여전히 미국 프로축구와 유럽 임대생활을 반복,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베컴이 유럽무대를 다시 선택한데는 못다 이룬 선수생활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선수로서 모든 영광을 다 누린 듯하지만 화려한 명성에 비해 국제대회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전성기의 베컴이 주장 완장을 차고 있던 잉글랜드 대표팀은 메이저대회에서 번번이 8강 벽을 넘지 못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불의의 부상으로 본선을 코앞에 두고 월드컵행이 좌절됐고, 단일팀을 구성했던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예상을 깨고 최종엔트리에 탈락했다.

베컴은 여전히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컴이 PSG에서의 활약을 통해 여전히 최고수준의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량을 입증한다면 기회는 있다.

물론 노장인 베컴이 PSG에서도 주전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미 PSG는 베컴 외에도 뛰어난 미드필드진을 보유하고 있다. 나이가 든 베컴은 예전처럼 측면에서 파괴력 있는 플레이를 펼치기에는 체력적으로 버겁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후방에서 경기를 조율하거나 벤치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의 역할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베컴의 끊임없는 도전은 그 자체로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베컴은 젊은 시절부터 화려한 외모나 스타성이 주는 선입견을 실력으로 극복해왔다.

스타선수들이 보통 유명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방탕한 사생활도 일찍 무너지곤 했던 것과 달리 베컴은 누구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으면서도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관리를 통해 다양한 무대를 넘나들며 지금까지도 최고의 선수로 살아남았다. 불혹의 나이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꿈꿀 수 있는 ‘축구선수 베컴’이 스타 베컴보다 훨씬 더 멋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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