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은 경쟁 국가들에 비해 엔트리 소집이 가장 빠르고 준비기간도 길다. WBC에 나서는 한국대표팀의 남다른 각오를 보여준다.
류중일 감독은 출사표에서 당당히 우승도전을 선언했다. 김광현, 류현진, 추신수 등 주력선수들의 이탈로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자신감이다.
그러나 이대호, 이승엽, 김태균 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오히려 역대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운드도 윤석민, 오승환, 서재응을 중심으로 신구조화가 이루어져있다. 검증된 좌완부재가 아쉽지만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에서는 한두 명의 에이스보다 불펜 계투운영에 강점이 있는 한국식 마운드 운용으로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대표팀 간판스타 이대호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대호는 "우리를 강팀이라고 예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 두 차례의 WBC를 예로 들며 "어려울 때 항상 똘똘 뭉쳐 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며 특유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WBC 1라운드는 3월 2일부터 시작된다.
한국은 네덜란드, 대만, 호주와 함께 B조에 속해있다. 3월 2일 네덜란드, 3월 4일 호주, 3월 5일에는 홈팀 대만과 차례로 맞붙는다. 상위 2개팀까지 2라운드(8강)에 진출한다. 홈 어드밴티지를 안은 대만이 다소 까다롭지만 모두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만큼 무난한 통과를 예상한다.
실질적인 이번 WBC 최대분수령은 일본 도쿄서 벌어지는 2라운드다. 한국은 1라운드를 통과하면 일본으로 이동해 3월 8일부터 12일까지 2라운드를 치른다. 한국과 반대편 A조에서는 일본과 쿠바의 2라운드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2라운드는 종전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치러진다. A조 1위와 B조2위, B조 1위와 A조 2위가 첫 경기에서 맞붙는 식이다. 첫 경기 승자 간 다시 대결을 치러 이기는 팀은 미국에서 열리는 챔피언십 라운드 진출이 확정된다. 남은 한 자리는 승자 간 대결의 패자와 패자간 대결의 승자가 다시 최종전를 치러 마지막 승자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다.
WBC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상대는 역시 2라운드와 토너먼트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일본이다. 일본은 WBC 1·2회 대회에서 연이어 한국의 우승 꿈을 가로막은 숙적이다. 그러나 일본 역시 이번 대회에서 지난 대회 우승멤버와 메이저리거들이 모두 빠져 단기전에서는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평가다.
4강에 진출하면 드디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챔피언십 라운드를 통해 대망의 우승팀을 가린다. 대표팀은 2라운드를 통과하면 곧장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할 예정이다. 3월 17일부터는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WBC 준결승과 결승전이 잇달아 열린다.
한국은 지난 1회 WBC에서 4강,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객관적인 전력은 뒤져도 투철한 국가관과 팀워크야말로 한국야구의 최대강점이다. 이름값을 내세운 강호들을 상대로 당당히 우승을 목표로 싸울 수 있는 원동력이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한국야구가 한 달간의 무한도전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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