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삼성은 지난 6일 오키나와로 훈련 캠프를 옮겼다. 네 차례 연습경기에서 4전 전패 수렁에 빠졌다. 삼성이 소위 '오키나와 리그'에서 치른 경기는 국내 프로팀 2경기와 일본 프로팀 2경기. 국내 프로팀은 LG를 상대로, 일본팀은 라쿠텐과 요미우리를 상대했다.
지난 14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삼성은 선취점을 지키지 못하고 5-6 역전패를 당했다. 16일에 다시 LG와 맞붙은 삼성은 장단 18안타를 허용하며 6-13 대패했다.
다음 경기는 라쿠텐 골든이글스. 삼성은 라쿠텐을 상대로 치욕적인 0-8 완봉패를 당했다. 급기야 19일 양국 챔피언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도 2-3 석패, 한국 챔피언의 체면을 구겼다.
요미우리는 작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서 맞붙었어야 할 상대다. 삼성은 당시 대만 라미고 몽키스에 0-3 패배, 요미우리와 양국의 챔피언의 진검 승부를 펼치지 못했다. 해가 바뀌어 오키나와에서 만났지만 아쉽게도 1점 차로 패한 것.
삼성은 사실상 1군을 투입했다. 중심타선을 박석민-최형우-박한이로 짜고 배영수를 선발로 기용했다. 양국 챔피언의 자존심을 건 상황에서 삼성은 결전 의지를 불태운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프로 통산 1승 평균자책 5.54를 기록한 무명의 가사하라 마사키를 선발로 내세웠다. 삼성은 사실상 1.5군급 가사하라를 공략하지 못한 채 5회까지 무득점의 빈공을 보였다.
물론,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WBC 대표팀 감독으로 차출된 상태고 타자로는 이승엽-김상수-진갑용, 투수는 끝판대장 오승환-차우찬-장원삼 등 투타의 핵심선수가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다.
하지만 요미우리도 삼성 못지않게 WBC 출혈이 크다. 마운드에선 스기우치 도시야-사와무라 히로카즈-우츠미 데츠야-야마구치 데츠야 등 무려 4명이 차출됐다. 포수 아베 신노스케,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와 3루수 무라타 슈이치, 외야수 초노 히사요시도 차출된 상태. 삼성보다 오히려 2명이나 더 차출됐다.
삼성의 주축 선수들 차출로 인한 4연패라고 하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삼성은 작년 오키나와에 선 그야말로 공포의 구단이었다. 특히, 니혼햄을 연파하는 괴력을 발휘, 일본 프로팀에선 삼성 경계령이 내려졌을 정도로 오키나와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니혼햄의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삼성전에서 1군 주전 멤버를 내세우고도 2-8로 삼성에 대패한 뒤 자존심을 굽히고 재경기를 요청했다. 삼성은 재경기를 요청한 니혼햄 1군을 상대로 5-4로 다시 승리, 2연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니혼햄은 9회 동점을 만들기 위해 연습경기에서 희생번트를 시도하는 등 삼성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 바 있다.
작년 삼성은 오키나와에서 일본의 강팀 니혼햄-주니치-야쿠르트를 상대로 5승 2무 1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삼성 1강구도를 예견케 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팀을 상대로 2연패, LG에도 2연패, 연속 4패를 당했다. 작년 오키나와를 호령하던 삼성은 온데간데없다.
삼성은 사실상 필승조가 오키나와엔 없다. 오승환에 이어 안지만과 권오준이 팔꿈치 수술로 빠졌다. 사실상 삼성 마운드는 배영수와 윤성환을 제외하곤 사실상 1.5군이다. 새 용병 릭 밴덴헐크와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아직도 본격적인 등판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 필승조가 빠진 삼성은 오키나와에서 불펜의 승리방정식을 새로 짜야 한다. 하지만 그게 잘 안 되서 4연패를 당했다.
일본팀을 상대로 무력시위를 펼치던 삼성. 올해는 정반대다. 작년 오키나와가 천국이었다면, 올해는 지옥에 다름 아니다. 삼성이 오키나와리그 4전 전패의 굴욕을 넘어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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