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번의 시범경기 선발등판에서 선보인 류현진 피칭은 일각의 의구심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류현진은 지난 24일(한국시각)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1피안타 2실점 완벽투로 10-4 승리를 견인했다. 밀워키전(5⅔이닝 1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호투. 시범경기 평균자책점도 4.41에서 3.86으로 크게 낮아졌다.
1회 볼넷으로 출루시킨 주자에게 득점을 허용하고, 2회 유일하게 맞은 안타가 또 실점으로 연결되는 등 초반 흐름은 류현진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안정을 되찾은 류현진은 3회부터 7회까지 볼넷 하나만 내주는 완벽한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이날의 호투를 통해 류현진은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세 가지를 크게 어필했다. 7회까지 1안타로 막아낸 위력적인 구위, 7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이닝이터의 소질, 그리고 초반 아쉬운 실점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이어간 피칭에서 묻어나는 특유의 강인한 멘탈이 그것.
특히, 7이닝을 98구로 소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앞선 5경기에서 류현진은 16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287구를 던졌고, 이닝당 투구수가 17.6개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은 이닝당 평균 14개를 던지며 7이닝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1회 투구수가 24개나 됐다는 점을 떠올릴 대 더욱 돋보이는 결과다.
류현진 구위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은 기록에서도 충분히 나타난다. 7이닝을 1안타로 막아낸 류현진의 시범경기 기록은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들 중에서도 최정상급 레벨로 올라섰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6경기(5선발)에 등판해 23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7개의 안타를 맞았고, 23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24일 기준으로 투구이닝은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들 가운데 8위, 탈삼진은 6위에 올라 있다. 피안타율(0.210)과 WHIP(1.07)도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들 가운데 12위와 14위로 매우 좋은 편이다.
다저스에서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만이 류현진보다 많은 25이닝(6위)을 소화하며 탈삼진 28개(3위)를 기록했는데 커쇼의 피안타율(0.260)과 WHIP(1.28) 기록은 류현진에 뒤진다. 특히, 류현진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나아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투구내용에 비하면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다소 높은 편이다. 이것은 아직 메이저리그 특유의 공격적인 스타일에 아직은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타자들을 압도할 만한 구위와 제구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한 이상, 경기를 풀어가는 요령만 터득하면 정규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시범경기 초반만 해도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 남을 수 있느냐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류현진만큼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많은 이닝을 책임진 투수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몇 되지 않으며 투구내용 역시 손꼽히는 수준이었다.
한국 프로야구를 지배했던 최고 투수답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그야말로 존재감을 착실히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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