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자리’ 맨유 모예스 감독 첫판부터 망신
아시아투어 태국올스타에 0-1 패..루니 이적설 등 난제 산적
‘맨유 레전드’ 퍼거슨 전 감독 비교 스트레스 각오해야
'포스트 퍼거슨'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50)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맨유는 13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국립경기장서 열린 아시아투어 태국 싱하 올스타와의 경기에서 전반 38분 티라텝 위노타이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 패했다. 모예스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공식경기에서 패한 것.
물론 프리시즌 첫 경기인 데다 주포 판 페르시, 웨인 루니 등이 빠지긴 했지만, 한 수 아래 전력인 태국 올스타에 졸전 끝에 패한 것은 분명 ‘망신’이었다. 신임감독으로서 통과의례라고도 할 수 있지만, 맨유라는 거대 클럽의 사령탑으로서 받아야 할 혹평과 질타는 피할 수 없다.
모예스 감독은 "프리시즌 경기에서 문제를 발견하는 게 차라리 낫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모예스 감독 말대로 약점은 확연히 드러났다. 몇 년 전부터 맨유의 고질적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중앙 미드필더 라인에 폴 스콜스 대체자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루니의 이적설도 모예스 감독을 성가시게 한다. 모예스 감독은 여러 차례 "루니의 이적은 없다"고 공언했다. 모예스 감독의 단호한 부정에도 루니 이적설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루니가 아시아투어에 합류하면서 사그라지는 듯했지만, 최근 햄스트링 부상을 이유로 루니가 잉글랜드로 떠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모예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루니 이적은 없다. 더 이상 그것과 관련된 질문은 하지 말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루니는 분명히 중요한 선수다. 하지만 맨유가 곧 루니는 아니다”라며 루니에만 쏟아지는 지나친 관심에 대해 선을 그었다.
많은 이들은 모예스 감독의 위기관리능력을 주목하며 전임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비교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팀 운영에서 절대적인 전권을 행사, 강력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휘어잡았다. 모예스 감독에게 당장 퍼거슨 감독만큼의 영향력을 기대하는 것은 이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퍼거슨 감독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 것도 모예스 감독의 운명이기도 하다.
분명한 사실은 맨유 스쿼드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다른 빅클럽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 간극을 메워온 것이 바로 퍼거슨 감독의 능력이었다. 모예스 감독이 주변의 의문부호를 걷어내고 퍼거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루니 잔류를 비롯해 추가적인 전력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모예스 감독이 맨유 사령탑 자리에 적응하기까지, 극성스러운 영국 언론과 팬들이 기다릴 수 있느냐다.
한편, 맨유는 호주 시드니(20일), 일본 요코하마(23일), 오사카(26일), 홍콩(29일)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 일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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