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만수’ 한국, 대만 완파하고 16년 만에 쾌거
질식수비와 필승의지로 대만 꺾고 16년 만에 월드컵 티켓 확보
유재학표 수비와 팀플레이 전략 주효
한국 남자농구가 16년 만에 FIBA 월드컵(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만수’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33위)은 11일 필리핀 마닐라 올오브아시아 아레나서 열린 ‘제27회 FIBA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FIBA랭킹 42위 대만을 75-57 완파하고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준결승에서 홈팀 필리핀에 79-86 석패의 아픔을 덜어낸 한국 농구는 상위 3개팀에 주어지는 내년 스페인 월드컵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한국 농구가 세계선수권에 참가했던 것은 1998년 그리스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당시 문경은(현 SK 감독), 이상민(현 삼성 코치), 서장훈, 현주엽(이상 은퇴) 등이 주축을 이룬 대표팀은 1997년 사우디아라비아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국 자격으로 출전권(통산 7회)을 따낸 바 있다.
중국-이란이 속한 ‘죽음의 조’에서 대회를 시작한 유재학호는 '신구조화'와 '한국형 농구'로 '거함' 중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기대를 높였다. 결국, 외곽슛에 의존했던 패턴을 버리고 철저한 수비와 팀플레이로 재무장해 월드컵 티켓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사실 지난달 열린 존스컵에서 완패한 상대인 대만이라 부담이 컸다. 게다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FIBA 랭킹(11위)을 자랑하는 중국을 8강서 격침시킨 상승세까지 감안했을 때, 무척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빛을 발한 유재학 감독의 ‘질식수비’와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뭉친 선수들의 의지가 맞물려 한국은 전반부터 우위를 점했다.
여기에 양동근과 김태술 등이 앞선에서 타이트한 수비로 대만 가드진의 볼배급을 방해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에이스로 떠오른 김민구(경희대)가 3점슛 5개 포함 21점을 올려 승리를 주도했다. 김주성(12점)과 조성민(11점)도 내외곽에서 고른 득점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반면, 대만은 믿었던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귀화선수 퀸시 데이비스가 36분여를 뛰었지만 14점 8리바운드에 그친 데다 골밑과 외곽 모두 주도권을 빼앗긴 채 패했다.
한편, 2007년과 2009년 이 대회에서 2회 연속 정상에 등극했던 이란(20위)은 필리핀(45위)과 우승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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