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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박 대통령, 세제개편안 처음 본 것처럼..."


입력 2013.08.13 10:28 수정 2013.08.13 11:02        김수정 기자

원내대책회의서 "서민과 중산층 민생 살필 팀으로 교체해야" 강조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 지도부가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정부의 세제개정안 원점 재검토를 지시한 것에 대해 정부와 여당을 겨냥, 또 다시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해 “박 대통령은 세제개편안을 마치 휴가 이후 처음 본 것처럼 말한다”며 “(세제개정안이) 당정청이 합의했다는 말이 거짓이었다면 그것대로 문제이고, 사실이라면 대통령과 여당의 태도도 떳떳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세금과 예산은 정부와 정당이 자신들의 철학과 정체성, 정책 지향성 등을 숫자로 말하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진정성을 보이려면 현 경제라인에게 원점 재검토를 맡길 게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다른 정책지향성을 가진 팀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박근혜정부가 세제개정안을 원점 재검토 한다면 세법개정안은 그야말로 원점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우선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재벌과 부유층의 세금을 깎아준 부분부터 원상회복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실천해야 하고, 고소득자·전문직·자영업자들의 40% 가까운 세금 탈루율을 0%로 낮추겠다는 각오로 조세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며 “또 조세정의 차원에서 누진과세 원칙에 따라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구간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마침내 등골 브레이커형 세제개편안의 전면적 철회요구가 관철됐다”며 “민주당이 지적한 걸 뒤늦게 수용한 건 다행스러운 점도 있지만 대통령 발언과 태도는 유감천만”이라고 쏘아붙였다.

전 원내대표는 “나라살림 기초인 세제개편안마저 대통령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구경꾼처럼 말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라며 “원점재검토 지시에 앞서 해야 할 것은 국민에 대한 사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산층 서민에 대한 세금 전가를 소위 거위 깃털쯤으로 여기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대기업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 철회는 마치 호랑이 수염 뽑는 것처럼 무서워하고 꺼리는 태도도 비겁하다”고 덧붙였다.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원장도 “박 대통령은 세제개편 사태에 대해 서민들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 사과하고 현 경제팀도 져야 한다”며 “정부는 국민들이 재벌과 부자 감세하면서 왜 서민에게만 먼저 부담을 강요하는지에 분노를 표출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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