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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불안요소 ‘골 가뭄 아닌 조급함’


입력 2013.08.15 09:51 수정 2013.08.15 09:5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FIFA 랭킹 22위 페루 압도했지만 0-0

당장 경기 결과보다 길게 보고 전진해야

홍명보호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당장의 골 가뭄보다 대표팀을 바라보는 조급한 시선이다. ⓒ 연합뉴스

이번에도 시원한 승리나 골 폭죽은 없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페루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골 가뭄에 시달리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 개인으로서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하루였다. 지난 7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처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 후 4경기 연속 무승 행진을 기록 중이다. 2000년 이후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역대 감독들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첫 승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종전 기록 보유자인 거스 히딩크 감독은 4번째 경기 만에 첫 승을 맛봤다.

이번에도 골 결정력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치른 4경기 중 벌써 3경기가 무득점 무승부였다. 실점은 일본전에서 내준 2골밖에 없었지만 득점은 그보다 적은 1골에 그쳤다. 쉽게 지지도 않지만, 경기를 지배하고도 이길 수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기록이나 여론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동아시안컵에 이어 이번 페루전 역시 결과보다는 국내파 선수들의 점검과 조직력 테스트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는 분명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도 "선수들의 경기력에 만족한다. 골을 넣지 못한 건 아쉽지만, 계획한 대로 열심히 뛰어줬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한국은 이날 경기력 면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의 페루를 압도했다. 슈팅수에서 13-5, 유효슈팅에서도 5-2로 크게 앞섰고, 전후반 내내 페루를 강하게 몰아붙이며 경기 주도권을 장악했다.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분명 찬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인상적이었다. 찬스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부진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

더구나 대표팀은 아직 유럽파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손흥민, 지동원, 기성용, 이청용 등 아직 홍명보호에는 발탁되지 않았지만 언제든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어줄 자원들이 풍부하다. K리그에서도 이동국이나 김신욱 같은 선수들이 건재하다. 홍명보 감독이 크게 조급해하지 않는 이유다.

오히려 불안요소는 당장의 골 가뭄보다 대표팀을 바라보는 조급함이다. 필드 위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첫 승과 골가뭄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찬스를 얻고도 문전에서 침착함이 부족했다. 밖에서 지켜보는 언론과 팬들 역시 당장의 성적이나 기록에 연연하다보면 대표팀의 행보가 불안해보일수 있다. 안팎의 조급함은 보다 넓은 시야와 여유를 빼앗기 쉽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향한 큰 목표를 향해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가고 있다. 1년 뒤 동아시안컵 우승팀이나 페루전 경기결과를 놓고 이야기할 사람들은 거의 없다. 오로지 브라질월드컵의 성과만이 홍명보호를 가늠한다. 지금의 골 가뭄 역시 브라질을 향한 과정상의 작은 시행착오에 불과하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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