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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앤더슨 실바’ 유라이어 홀 과대평가?


입력 2013.08.20 10:07 수정 2013.08.20 10:1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유망주 유라이어 홀, 약체 존 하워드에 충격패

‘기술 무장 스트라이커’ 명성 무색, 멘탈 문제 지적

유라이어 홀 (SPOTV 캡처)

UFC 미들급 특급 기대주 유라이어 홀(29·미국)이 연패에 빠져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보스턴 TD가든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26'은 홀을 아끼던 많은 팬들로 하여금 깊은 한숨을 내쉬게 했다. ‘제2의 앤더슨 실바’로 불리며 돌풍의 핵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경기 내내 실망스러운 내용으로 일관하다 존 하워드(30·미국)에게 판정패한 것.

이날 홀과 맞붙은 하워드는 아래 체급에서 올라온 상대로 이전까지 3연패의 깊은 부진에 빠져 있었다. 어찌 보면 홀을 빛나게 해줄 조연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먹잇감도 먹지 못하면 소용없는 법이다.

홀 입장에서는 뛰어난 타격을 살려 거리를 두고 스탠딩 대결을 펼치는 것이 가장 좋았다. 리치를 살려 잽이나 로우킥 등으로 꾸준히 점수를 따고 조급해진 상대가 들어올 때 카운터를 노리는 방식이 최상이었다.

그러나 홀은 긴장한 듯 평소의 좋았던 움직임을 나타내지 못했다. 과감하게 밀고 들어오는 하워드 기세에 밀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 핸드스피드나 기술적인 면에서 충분히 그 틈을 비집고 타격을 적중시킬 수 있었음에도 번번이 타이밍을 놓쳤다.

안면으로 깨끗한 정타를 성공시킨 후 필요 이상의 연타로 공격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렇게 되자 오히려 자신감을 찾은 것은 하워드였다. 경기 초반 홀의 타격을 경계하던 하워드는 중반 이후 먼저 주먹을 휘두르며 압박하기 시작했다. 타격으로 압박해야만 승산이 있던 홀은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펀치를 구사할 타이밍에서 스스로 클린치 싸움을 들어가는 등 영양가 없이 시간만 허비했다. 테이크다운은 몇 번 성공하긴 했지만 이후 연계동작이 전혀 효율적이지 못했다.

빠른 스텝을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을 흘리다가 카운터를 치든지 무시무시한 화력으로 맹공을 펼쳐 부수는 등 특급타격가로 명성을 날리던 대부분의 스트라이커들은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날의 홀은 그 색깔이 불분명했다. 날카로운 펀치나 각종 다양한 킥 기술을 봤을 때 뛰어난 타격가임은 분명하지만 적재적소에서 능력치를 발휘하지 못했다.

변칙적이고 큰 기술들은 상대가 충분히 대비했을 경우 통하기 어렵다. 작은 공격으로 서서히 빈틈을 파고드는 전략이 아쉬운 대목이다. 경험 많은 하워드 역시 바로 이점을 공략해 판정승을 거둘 수 있었다.

홀은 UFC의 신인 등용문 ‘TUF(The Ultimate Fighter) 17‘이 낳은 최고스타 중 한명이다. TUF시리즈는 초반 포레스트 그리핀-스테판 보너-케니 플로리안-디에고 산체스-조쉬 코스첵-라샤드 에반스-마이클 비스핑 등 수많은 스타들을 발굴했지만 이후엔 이렇다 할 유망주를 배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화려한 기술로 무장한 스트라이커 타입의 홀에게 쏟아진 관심이 대단했다. UFC 다나 화이트 대표 역시 “TUF 사상 가장 위험한 파이터다”라며 극찬했을 정도다. 결승전에서 켈빈 개스텔럼에게 판정패하며 우승을 놓쳤지만 “정신적으로 무너졌다”며 이후의 행보를 응원했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하워드전마저 비슷하게 패했다는 것은 멘탈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파이터에게는 기량 못지않게 강력한 투지와 정신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연 홀은 UFC에서 TUF 시절 받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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