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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전 루니, QPR 박지성과 닮았다?


입력 2013.08.28 10:36 수정 2013.08.28 10:4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이적설-불화설 딛고 경기에서 주어진 임무 충실

루니를 둘러싼 논란은 당사자보다 데이비드 모예스 신임 감독이 자초한 면이 컸다. ⓒ SBS ESPN

불과 열흘 전만해도 웨인 루니(맨유)를 둘러싼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루니가 맨유와 등 돌리는 것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고, 팀원들과도 겉도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부 팬들은 루니가 팀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고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첼시 무리뉴 감독은 루니와 맨유의 사이가 벌어진 틈새를 노려 루니 영입을 꾀했다.

하지만 여름이적시장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루니를 둘러싼 이적 논란은 점차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무리뉴 감독이 루니와 맨유에 대해 이적 결단을 촉구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루니도 마음을 정리하고 맨유 잔류에 무게를 뒀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지난 맨유와 첼시의 27일 맞대결이었다. '루니 더비'로 불릴 만큼 라이벌의 맞대결과 루니 출전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부에서는 태업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루니는 이날 당당히 맨유 선발멤버로 이름을 올렸고, 풀타임 뛰는 동안 양팀 통틀어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건재를 입증했다. 경기 내내 공수에 걸쳐 헌신적으로 뛰어다니며 마지막까지 첼시 골문을 위협하는 움직임은 그동안의 트러블메이커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루니의 '프로폐셔널'함이 증명됐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날 맨유 팬들도 루니 이름을 연호하며 변함없는 성원을 보냈다.

사실 무리뉴 감독의 지적처럼, 그동안 루니를 둘러싼 논란은 당사자보다 데이비드 모예스 신임 감독이 자초한 면이 컸다. 모예스 감독은 에버턴 시절부터 루니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고, 지난 프리시즌 당시에는 루니를 '로빈 판 페르시의 백업멤버'라고 다소 경솔하게 표현했다가 관계가 악화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루니 입장이라면 어땠을까.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감독 밑에서 자신의 입지와 비중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기란 쉽지 않다.

루니가 박지성이고, 모예스가 래드냅이라고 생각해보자. '박지성은 가가와 신지의 백업'이라고 평가하면서 경쟁팀으로는 절대 이적할 수 없다는 감독 밑에서 과연 기분 좋게 뛸 수 있을까. 선수 본인보다 국내 팬들이 더 크게 분노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뛰는 순간에는 최선을 다했다. 지난 시즌 QPR에서의 박지성이 그러했듯, 루니도 첼시전에서 프로폐셔널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물론 루니와 모예스, 맨유의 불안한 동거가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첼시 역시 루니 영입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또 다른 공격수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첼시가 사무엘 에투와의 협상에 돌입했다고 전하고 있다. 과연 루니를 둘러싼 이적 논란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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