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경험과 수 싸움, 상대 타이밍 흔들기 가능
곽빈은 정공법 카드, 땅볼 유도 고영표도 효과적
기교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타자들 상대로 경험이 풍부하다. ⓒ 뉴시스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한국 야구대표팀이 차원이 다른 상대와 마주한다. 상대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타자들이 포진한 괴물 타선이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14일 오전 7시 30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 파크에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상대는 D조 1위팀이며,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파워 히터들이 즐비한 강타선을 구축하고 있어 한국 마운드의 부담이 상당하다.
도미니카공화국에는 후안 소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베네수엘라에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등 이름만으로도 상대 배터리의 기를 죽이는 타자들이 포진되어 있다. 단판 승부로 치러지는 8강 토너먼트에서 이들의 방망이를 잠재우지 못하면 4강행 티켓은 한낱 꿈에 불과하다. 결국 승부의 분수령은 마운드 운영, 그중에서도 첫 단추인 선발 투수 선택에 달려 있다.
현재 대표팀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크게 두 가지다. 노련한 베테랑 류현진과 강속구를 앞세운 젊은 파워 피처 곽빈이다.
먼저 류현진 카드는 경험과 수 싸움에 무게가 실린 선택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약하며 강타자들을 상대로 다양한 승부 패턴을 쌓아왔다. 특히 빠른 공의 위력으로 상대를 압도하기보다 체인지업과 커브, 컷패스트볼을 섞어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 스타일이 특징이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 타선은 이번 WBC서 파워를 앞세운 공격적인 스윙으로 상대 마운드에 맹폭을 가했다. 이런 팀을 상대로는 오히려 변화구 중심의 완급 조절이 효과적일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하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류현진의 투구 스타일은 단기전에서 의외의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또한 류현진은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큰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은 단기 토너먼트에서 중요한 요소다. 초반 3~4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준다면 이후 불펜 운용에도 숨통이 트인다.
곽빈 카드를 통해 정공법을 택할 수도 있다. ⓒ 뉴시스
곽빈은 전혀 다른 유형의 카드다. 최고 시속 150km 중반대에 이르는 강속구와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앞세운 파워 피처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구위 자체로 승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만약 도미니카공화국이나 베네수엘라 타선을 상대로 정공법으로 밀어붙여 의외의 성과를 얻는다면 불붙은 타선을 등에 업고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변수는 제구력이다. 곽빈은 구위 자체는 뛰어나지만 볼넷이 늘어날 경우 강타선과의 승부에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장타력이 뛰어난 상대 타선 특성상 주자가 쌓인 상황에서 장타 한 방이면 흐름이 단숨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가 제몫을 해준다면 이후부터는 빠르게 불펜을 가동하는 방식을 펼쳐야 한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투수를 투입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이유다.
중반 이후에는 고영표 같은 제구형 투수를 활용해 또 한 번 리듬을 바꾸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잠수함 투수인 고영표는 땅볼 유도 능력이 매우 뛰어나며, 메이저리그서 흔히 볼 수 없는 유형의 투수다.
경기 후반은 필승조 총동원 체제로 가야 한다. 마무리 고우석을 포함한 불펜 자원들을 상황에 맞게 조기 투입하는 과감한 운영이 필요하다.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내일을 생각하기보다 당장의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게 중요하다.
도미니카공화국이든 베네수엘라든 타선의 장타력은 분명 한국보다 한 수 위다. 결국 핵심은 타선이 아닌 마운드가 얼마나 버텨주는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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