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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은 왜 '로열패밀리 배우'가 됐을까


입력 2013.09.04 08:59 수정 2013.10.23 12:03        민교동 객원기자

'금융가 집안' 타이틀 꼬리표

여배우들과 남다른 인연 영향커

이서진 로열패밀리 ⓒ 이서진 공식 홈페이지_방송캡처

이서진의 발언으로 인해 연예계 로열패밀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서진이 진정한 연예계 로열패밀리라고 언급한 윤태영과 이필립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점령한 데다 윤태영의 부인 임유진까지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현장토크쇼 택시’(이하 택시)에 출연한 이서진은 ‘집에 600억 원이 있다’는 소문에 대한 MC 김구라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 만약 600억 원이 있었으면 ‘택시’에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인 했다. 이어 “배우 윤태영과 이필립 같은 친구들이 진짜 로열패밀리지 나는 그 정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가지 분명한 부분은 이서진이 상당히 부유한 집안의 자제라는 점이다. 어느 정도 기준을 로열패밀리라고 해야 명확한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윤태영와 이필립은 연예계 로열패밀리지만 이서진은 로열패밀리가 아니라는 것은 이서진이 자체적으로 내린 기준에 의한 분류일 뿐이다. 이서진이 방송에서 분명하게 부인한 부분은 그의 집에 600억 원이 있다는 부분일 뿐이다.

이서진이 로열패밀리라고 명명한 윤태영과 이필립의 집안은 실제 어느 정도일까. 우선 윤태영의 아버지는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윤태영 임유진 부부의 2007년 결혼식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정재계 유명 인사들이 직접 참석하거나 화환을 보냈을 정도다.

윤태영의 상속 유산이 400~500억 원대로 알려졌으니 집에 600억 원이 없다고 밝힌 이서진보다는 더 부유한 집안으로 보인다.

또한 이필립은 이수동 STG 회장의 아들이다. STG는 미국 IT기업으로 연 매출액이 2000억 원대에 달하는 기업으로 이필립의 부친 이수동 회장은 MBC 다큐멘터리 ‘성공스토리’에 출연하기도 했다. 또한 STG는 지난 2008년 미 국부무 선정 최고의 IT기업이 되기도 했다. 사실상 재벌 2세인 윤태영과 이필립 등에 비하면 이서진은 로열패밀리로 보기 힘들 수도 있다. 오히려 ‘우성해운’ 전 회장 차수웅 씨의 아들 배우 차인표, ‘서울탁주제조협회’ 김홍택 회장의 아들 로이킴, 반도체 종합장비업체 ‘디아이’ 박원호 회장의 아들 싸이,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전 김광진 회장의 아들 가수 김종욱 등이 재벌 2세급 로열패밀리로 보인다.

이 외에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 ‘2AM’ 멤버 정진운, ‘제국의 아이들’ 멤버 박형식 등이 아이돌 그룹의 로열패밀리로 유명하다.

요즘 ‘진짜사니아’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박형식은 잔액 1600만 원 에피소드로 유명하다. 같은 제국의 아이들 멤버인 광희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언젠가 슬쩍 형식의 체크카드 잔액을 봤는데 106만 원이더라. 그런데 다시 자세히 보니 106만원이 아니라 1600만 원이었다”라며 박형식을 ‘모태 부르조아’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렇지만 분명 이서진은 대표적인 연예계 로열패밀리로 분류돼 왔다. 아니 대표적인 연예계 로열패밀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어찌 보면 이서진은 이런 시선이 부담스러워 일부러 ‘택시’에서 이와 관련된 언급을 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서진은 왜 가장 대표적인 연예계 로열패밀리 스타가 된 것일까.

우선 이서진의 집안은 유명한 금융가 집안이다. 특히 이서진의 조부 고 이보형 씨는 제일은행장을 지낸 유명 금융인이다. 이서진 역시 ‘택시’에서 “(할아버지가) 서울은행장을 하고 바로 제일은행장으로 일했었다”고 조부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이서진의 부친인 고 이재응 씨는 안흥상호신영금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따지고 보면 이서진 역시 연예인이지만 금융가 집안의 자제다운 행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씨는 미국 뉴욕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서진은 지난 2011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에 상무급인 글로벌콘텐츠 2본부장으로 임용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미 스타급 배우이지만 이서진은 자산운용사 상무가 돼 글로벌 투자 및 콘텐츠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했었다.

이서진이 로열패밀리로 알려진 데에는 몇 가지 계기가 있다. 우선은 앞서 언급했듯이 본인이 자산투자사 상무가 돼 금융가 집안의 자제다운 행보를 선보인 것이다. 그렇지만 두 여자 연예인과의 인연이 더욱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우선 심은하와의 인연이다. 지난 98년 7월 심은하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눈길을 끌었다. 그렇지만 음주 정도가 경미해 금세 잊힌 이 사건은 엉뚱한 부분에서 화제를 양산했다. 심야 시간 심은하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당시 자동차 옆자리에 한 남성이 동행 중이었다는 것. 의문의 남자를 두고 설왕설래했었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 이서진이었다. 당시 이서진은 연예인 데뷔 이전으로 군복무 중이었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이서진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게 됐고 그 자리에서 심은하를 처음으로 만난 것. 이서진이 심은하의 차에 탄 것은 방향이 같았기 때문이다. 당시 집이 양재동이던 심은하는 맥주 한두 잔을 마신 게 전부라 술을 꽤 마신 이서진의 집이 방배동이라 태워다주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 그 와중에 경찰의 음주운전에 적발됐던 것이다. 짧은 인연이었고 당시만 해도 이서진은 일반인이라 그의 존재는 금세 잊혀졌다. 그렇지만 2년 뒤인 이서진이 영화배우로 데뷔하면서 그의 존재가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군대에서 휴가 나온 일반인이 친구들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당대 최고의 스타 심은하와 합석했다는 것을 두고 이서진이 상당한 재력가 집안의 아들이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자연스럽게 불거졌다. 이런 심은하와의 짧은 인연은 데뷔 초기 이서진에게 로열패밀리의 일원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줬다.

두 번째는 한때 연인이었던 배우 김정은과의 열애다. 사실 김정은 역시 대표적인 연예계 로열패밀리다. 김정은의 작은 외할아버지인 김준성 씨는 제일은행장을 거쳐 한국외환은행장, 한국은행 총재,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이수그룹 명예회장이다. 이서진의 조부 고 이재응 씨와 같은 제일은행장 출신으로 고 이재응 씨가 제15대 제일은행장, 김정은의 작은 외할아버지인 김 명예회장은 제18대 제일은행장이다. 또한 작은외삼촌은 이수그룹 김상범 회장이다. 다시 말해 김정은은 재벌가의 일원이라는 것. 이처럼 두 연예인 모두 로열패밀리에 집안에 제일은행장 출신이 있는 공통점도 있어 이서진과 김정은은 집안끼리도 가깝다며 결혼설까지 불거졌지만 결국 결별했다.

이서진의 로열패밀리 이미지는 오랜 기간 주연급 배우로 활동하며 귀공자 풍 역할을 자주 맡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이서진의 이미지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꽃보다 할배’에서의 짐꾼 캐릭터는 그 동안의 로열패밀리 이미지를 상당 부분 약화시키며 그를 대중들 가까이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결국 이런 분위기가 이서진에게 자연스럽게 로열패밀리라는 시선에 대한 자신의 솔직담백한 생각을 얘기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보인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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