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장 "이석기 제명, 국회에 인공기 꽂는 것"
부산 미문화원 방화 배후 직격 인터뷰 "강종헌 승계는 더 악화"
"늑대 피하려다가 호랑이 만난 격"이라며 '포스트 이석기' 우려
내란음모 혐의 등을 받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국회 자격심사를 통해 의원직 박탈 또는 제명이 될 경우, 간첩 혐의로 13년간 복역했던 강종헌 씨가 비례대표직을 승계하게 되는 가운데 강 씨와 ‘교도소 인연’을 맺었던 김현장 씨가 6일 입을 열었다.
지난 1982년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강 씨와 대전교도소에서 복역했던 김 씨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강 씨가 비례대표직을 승계하게 될 상황을 두고 “인공기가 대한민국 국회에 꽂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늑대(이 의원)를 피하려다 호랑이(강씨)를 만난 격”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석기 사태’보다 더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진당 비례대표 18번인 강 씨는 지난해 당내 부정 경선 사태로 다른 후보자들이 모두 사퇴해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그 결과, 통진당 비례대표의 ‘유일한 후순위자’가 됐다.
강 씨는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주모자로 북한 공작선을 타고 입북, 노동당에 가입한 혐의 등으로 사형 확정판결을 받아 13년간 복역했으며, 1988년 감형을 받아 석방된 뒤 일본으로 추방됐다. 하지만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재심 권고 판정을 받고 2010년 재심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고법은 지난 1월 강 씨에게 무죄 선고를 내렸지만, 검찰의 상고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로선 ‘간첩 혐의’를 벗은 상태지만, 여전히 강 씨의 행위에 대해선 ‘종북’(從北)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다수다. 강 씨가 복역 후에도 반국가단체인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조국통일위원장, 이적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해외본부 공동사무국 차장 등으로 활동했다고 알려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때문에 이 의원에 대한 제명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때 운동권에 몸담았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하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석기 의원직 날아가면 그 다음 승계하는 사람이 강종헌인데 이 분 원조 이석기”라면서 “이석기는 재판받으면 의원직 날아갑니다. 앞으로 일년쯤 걸리겠죠. 그런데 이석기 제명해 날리면 이분 지금 바로 들어옵니다. 이분 지금 보고 싶으세요?”라고 적었다.
김씨는 이런 강씨와 교도소 생활을 함께 했다며 지난해 5월, 통진당 비례대표 18번을 받은 강씨를 향해 “종헌아! 어서 빨리 너의 모든 행동을 멈추고 너의 조국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라는 내용의 공개편지를 남겨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씨는) 북한에서 정식 당원으로 교육을 받고, 공작선을 탔던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씨는 6일 인터뷰에서 강씨의 비례대표직 승계 문제와 관련, “사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강씨가 받을 마지막 대법원 판결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는 “(강씨가) 간첩으로 되느냐, 안되느냐는 대법원 판결뿐”이라며 “(만약) 대법원 판결이 무죄가 되면 (강종헌은 비례로) 갈 수 있다”고 답답해 했다.
한편,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씨에 대해 “재일동포로 일본 내 민주화운동을 했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18번에 배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씨의 거취와 관련, “(현재) 어디 계신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