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입 10초 만에 실점’ 크로아티아 GK 망연자실
크로아티아, 2-0 앞선 후반 48분 골키퍼 교체
예지나, 경기 재개되자마자 실점 ‘비운의 골키퍼’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전, 그러나 교체 투입되자마자 10초 만에 실점하고 그대로 경기를 끝낸 골키퍼의 기분은 어떨까.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승리는 크로아티아가 가져갔지만 정작 가장 큰 희생양이 된 선수는 따로 있었다.
비운의 주인공은 바로 크로아티아의 골키퍼 안토니오 예지나. 크로아티아 이고르 스티마치 감독은 2-0 앞서며 승리가 확실시되던 후반 48분, 마지막 교체카드로 뜻밖에 골키퍼를 선택했다. 무실점 선방을 이어가던 다리오 크레시치를 빼고 예지나를 투입한 것.
모두 이날이 A매치 데뷔전이었다. 명단에 있는 선수를 두루 활용하겠다는 스티마치 감독의 포석이었지만, 경기가 마무리되는 흐름상 별 의미 없는 교체처럼 보였다.
하지만 끝난 것이 아니었다. 재개하자마자 중앙선 오른쪽 측면에서 이용이 길게 올려준 크로스가 쇄도하던 이근호 머리에 정확하게 걸리며 그대로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갈랐다. 한국-크로아티아전 하이라이트 중 한 장면이다.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집중력을 잃은 크로아티아 수비수들은 이근호의 침투를 막지 못했고 예지나는 몸도 아직 풀리기 전에 꼼짝없이 실점했다. 예지나가 투입된 지 단 10초 만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주심의 휘슬이 울리며 경기는 끝났다. 이근호 활약으로 한국은 한 골을 마무리했지만 크로아티아 선수들 중에서 예지나만은 웃지 못했다. 90분 내내 선방쇼를 펼친 동료 크레시치와 달리 예지나는 단 10초 만에 슈팅 한 번에 골을 내준 비운의 골키퍼로 이름을 올리며 A매치 데뷔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