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거 '박주영 희망고문' 시즌2? 미야이치 풀타임

1년 6개월 만에 공식경기 출전명단 이름 올라

유망주-2진급 대거 출전 경기에도 기회 없어

일각에서는 박주영의 출전명단 포함이 자칫 2011년의 '희망고문 시즌 2'가 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벵거 감독은 이번에도 박주영(28)을 외면했다.

아스날은 26일(한국시각) 영국 웨스트 브로미치 더 호손스에서 열린 '2013-14 캐피털원컵' 32강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1-1 무승부를 이룬 끝에 승부차기로 4-3 신승했다. 박주영은 교체 명단에 이름이 올랐지만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박주영이 올 시즌 아스날 공식경기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2012년 3월 6일 AC밀란과의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이후 1년 6개월만이다. 이후에도 교체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벵거 감독은 최근 이적이 유력했지만 끝내 아스날에 잔류한 박주영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최근 박주영은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 1군 훈련에도 참가하고 사진 촬영까지 하는 등 출전 기대를 높였다.

웨스트브롬전에는 그동안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과 유망주들이 대거 출전했다.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이적설에 휩싸였다가 끝내 잔류한 벤트너가 1군무대에 선발로 첫 출전했고, 일본의 미드필더 미야이치 료도 뛰었다. 유망주 토마스 아이스펠트는 아스날 1군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부름을 받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경기흐름으로 공격 강화가 필요한 순간에도 벵거 감독은 박주영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후반 벤치에서 대기하며 잠시 몸을 풀던 박주영은 벵거 감독이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써버리자 벤치로 돌아갔다. 전력 외 선수들과 10대 유망주들로 구성된 2진이 나선 경기에서도 박주영에게 기회는 없었다.

일각에서는 박주영의 출전명단 포함이 자칫 2011년의 '희망고문 시즌 2'가 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벵거 감독은 2011년 박주영을 영입한 이후 컵대회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몇 차례 출전기회를 줬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완전 배제하지 않고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기용하지 않는 '희망고문'은 박주영에게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현재 박주영은 EPL 시즌 엔트리 25인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이대로라면 향후 프리미어리그 출전도 장담하기 힘들다. 2진 선수들의 테스트 성격이 짙었던 컵대회에서도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박주영이 한층 전력이 두꺼워진 1군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맨유는 같은 날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서 32강에서 후반 1분 치차리토가 결승골을 앞세워 리버풀을 1-0으로 꺾었다. 치차리토는 후반 시작 1분 만에 웨인 루니의 도움을 받아 리버풀 골문을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