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년 연속 우승…해태·SK도 못해 본 위업
정규시즌 1경기 남기고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정
전력 약화 불가피했던 왕조와 달리 우승 멤버 유지
물고 물린 순위 싸움의 대접전 승자는 결국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은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와 원정경기서 9-2로 승리, 잔여 경기를 1경기 남겨두고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이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는 과거 ‘왕조’로 불리던 해태 타이거즈와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9회)에 빛나는 해태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페넌트레이스 승률 1위는 1989년 한 해 뿐이었다.
해태는 1996년과 1997년, 지금의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1989년)된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해태는 한국시리즈 패권까지 거머쥐었지만 3년째인 1998년, 이종범이 일본으로 진출하며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겨 5위로 추락했다.
2000년대는 현대 왕조가 기치를 내걸었다. 현대는 2000년 시즌 최다승(91승)을 거둔 뒤 2003년과 2004년에도 우승을 차지했지만 2005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취득한 심정수와 박진만이 이적하며 7위로 추락했다.
최근 마지막 왕조는 단연 SK 와이번스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지도 아래 2007~2008,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SK는 2009년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고 2010년 다시 왕좌에 오르며 최강자로 거듭났다. SK는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연속 우승은 2년이 최고였다.
이들 왕조가 패권을 거머쥔 기간이 짧았던 이유는 역시나 전력 약화다. 해태와 현대는 물론 SK도 지난 2011년 김성근 감독이 해임된데 이어 팀의 주축을 이루던 이진영, 정대현, 이승호 등이 FA로 이적했고, 조웅천, 김재현, 김원형 등의 베테랑들이 은퇴 수순을 밟으며 무게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반면, 삼성은 다르다. 삼성은 2011년 우승 이후 핵심 전력들이 고스란히 팀에 잔류하고 있다. 오승환을 필두로한 막강 불펜진의 위력은 몇 년째 유지되고 있으며, 최형우, 박석민 등 타선의 짜임새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여기에 베테랑 이승엽이 합류하며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자체 팜에서 육성된 선수들도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이로 인해 FA 정현욱이 팀을 떠나고, 베테랑 권오준과 진갑용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어도 삼성의 전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팀을 한데 묶은 류중일 감독의 리더십이야 말로 삼성 왕조 탄생의 밑거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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