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102번째 '화장' 못하면 욕 바가지 먹을 작품"
“세계 영화제 곳곳을 누볐지만 102번째 작품을 내놓은 감독은 보지 못했다. 기네스북에 이미 올랐어야 할 사건 중에 사건이다.”(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영화계 거장 임권택 감독이 102번째 작품을 들고 영화계 복귀한다. 안성기가 주연배우로 캐스팅, 7번째 조우에 나섰다.
4일 부산 해운대 우동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진행된 영화 ‘화장’ 제작발표회에서 임권택 감독은 “감격스럽다. 이런 자리에 서게 돼 기쁘다”라며 감회의 소감을 밝혔다.
임권택 감독은 “김훈 작가의 작품을 대부분 기다렸다 읽곤 했는데 이렇게 내가 영화화할 수 있는 기회가 닿아 너무 행복하다”면서 “김훈 선생이 주는 문장의 힘, 박진감 그런 것들을 영화로 영상에 담아내는 작업이 굉장히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연출 소회를 전했다.
그는 “‘화장’은 강한 드라마 라기 보다 중년을 넘긴 한 남성이 중병을 앓으면서 죽어가는 마누라에 대한 극진한 간호와 한쪽으로는 젊은 여자의 깊은 매력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서 “그 남자의 속내를 영상으로 잘 따라가고 담아낼 수 있다면 지금까지 해온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영화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임 감독은 “나는 항상 영화 촬영이 끝났을 때 비로소 시나리오도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김훈의 ‘화장’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들어가서 지금부터 내 색깔을 드러내고 찾아내고 작품 세계 안으로 깊숙이 들어갈 생각이다”라면서 “지금 어떤 빛깔의 영화가 찍힐 거 같은가 라는 질문에는 대답을 할 길이 없다. 끝나서 그 영화를 봐야, 나 역시 ‘이런 영화를 하려고 했구나’ 하는 그런 작업이 될 거라 생각한다. 잘 못하면 욕 바가지, 잘 하면 엄청난 칭찬을 받을 작품이 될 것이다”라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영화 ‘화장’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으로, 두 여자 사이에서 번민하는 한 중년 남성의 심리를 묘사한 김훈 작가의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화장’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본격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3일 개막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데뷔 50주년을 맞은 임권택 감독의 회고전이 열린다. '한국영화의 개벽:거장 임권택의 세계'라는 제목 하에 진행되는 회고전에는 '만다라'(1981년)을 비롯한 70여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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