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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과 다른' 윤석민 MLB 도전…적정 몸값 얼마?


입력 2013.10.06 07:44 수정 2013.10.07 11:3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일본 마지막해 부상했던 이와쿠마가 좋은 예

단기 계약+성적에 따라 옵션 추가 방식 될 듯

FA자격을 얻는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전망이다. ⓒ KIA 타이거즈

[데일리안 스포츠]올 시즌 FA 자격을 얻는 윤석민(27·KIA 타이거즈)의 메이저리그행이 가시화될 듯 보인다.

윤석민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3승 6패 2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이름값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지만 부담을 내려놓고 마무리로 전환한 뒤에는 구위를 회복하기도 했다.

사실 윤석민은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과 함께 일찌감치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4관왕과 MVP에 선정된 2011시즌 후 구단 동의 하에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지만 때마침 선동열 감독의 부임과 구단 측 만류로 어렵게 잔류를 결심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어느 팀에도 갈 수 있는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시즌 초 WBC를 치르느라 컨디션을 잡는데 애를 먹었고, 급기야 부상까지 겹치며 만족스럽지 못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윤석민을 지켜보는 눈은 많았다. 최근까지도 KIA의 경기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자리를 잡았고, 윤석민이 등판하게 되면 모든 신경을 마운드에 쏟기도 했다.

윤석민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정했을 경우, 몸값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와 몸 상태, 그리고 다른 동양인 투수들의 사례를 비춰보면 어림짐작을 할 수 있다.

일단 윤석민은 FA 자격이기 때문에 포스팅시스템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원 소속 구단에 이적료를 지불했던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류현진과 달라 그를 영입하려는 구단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게 되는 셈이다.

특히, 다저스는 류현진 영입에 무려 6173만 달러(연봉 총액 3600만 달러+포스팅 비용 2573만 7737달러 33센트)를 퍼부었다. 이는 웬만한 A급 FA 선수를 영입한 규모이기도 하다. 반면, 윤석민은 이보다 훨씬 저렴한 금액에 붙잡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역시나 현재 몸 상태다. 2011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지만 협상이 무산된 이와쿠마 히사시의 예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행이 물거품 돼 소속팀에 잔류했던 이와쿠마는 이듬해 FA 자격을 얻고 다시 한 번 빅리그행을 타진했다. 하지만 그해 성적이 문제였다. 어깨 부상으로 2개월간 전력에서 이탈했던 이와쿠마는 2011년 6승 7패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했고, 소화 이닝도 119이닝에 그쳤다.

결국, 이와쿠마는 시애틀과 1년짜리 단기 계약을 맺는데 그치고 말았다. 내용을 살펴보면 연봉 150만 달러에 옵션 보너스가 무려 340만 달러나 책정된 굴욕적 계약이었다. 그의 몸 상태에 빨간 불이 들어오자 각 구단들이 영입에 난색을 표했고 이로 인해 몸값이 폭락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와쿠마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지난해 30경기에 나선 그는 9승 5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 메이저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의 몸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자 시애틀 측도 2년간 1400만 달러, 3년째에는 바이아웃이 포함된 만족스러운 계약을 안겨줬다.

반면, 윤석민은 파격적 액수로 모두를 놀라게 한 구로다 히로키(현 뉴욕 양키스) 수준의 계약은 어려울 전망이다.

FA가 된 구로다는 지난 2008년 히로시마를 떠나 LA 다저스와 3년간 3530만 달러라는 대형계약을 이끌어냈다. 게다가 트레이드 거부권, 이사비용, 개인 트레이너, 통역사 등 특급 선수들에게만 주어지는 화려한 옵션도 뒤따랐다.

일본 시절 사와무라상은커녕 다승왕 1회에 그친 구로다가 잭팟을 터뜨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꾸준함이었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 연속 140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2006년에는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투수임을 입증했다. 꾸준함의 대명사 류현진이 예상보다 많은 돈을 받게 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윤석민은 꾸준함 면에서 다소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2007년 선발 전업 후 7년간 규정이닝을 넘긴 횟수는 네 차례에 그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즌 중에도 들쭉날쭉한 성적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협상의 귀재인 스캇 보라스가 얼마나 잘 포장하느냐가 윤석민 몸값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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