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브라질 앞에선 한없이 작았다
네이마르 FK 선제골-오스카 추가골 0-2 완패
김보경·이청용·기성용 등은 비교적 맹활약
완벽하게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은 한국 축구에 브라질은 너무나 강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지휘 아래 브라질은 이미 완성된 팀이었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많은 숙제를 안고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브라질과 친선 평가전에서 전반 44분 네이마르의 프리킥 선제골과 후반 4분 오스카의 단독 돌파에 이은 추가골로 0-2 완패했다.
점수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내용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패배였다. 한국은 제대로 공격조차 해보지 못한 채 수비만 했고 브라질의 화려한 개인기만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어쩌면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이런 내용을 일찌감치 간파했을지도 모른다.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조와 오스카 등 브라질 공격수들을 집중 견제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네이마르에 대한 견제가 심했다. 왼쪽 공격수로 나온 네이마르와 가장 많이 부딪힌 선수는 단연 오른쪽 공격수로 나와 맞대결을 펼칠 수밖에 없었던 이청용이다. 오른쪽 풀백 이용으로는 무리였고 이청용이 앞에서 먼저 견제했던 것이다.
그 결과 전반 5분 만에 이청용이 네이마르에게 파울을 범했다. 이어 전반 17분에는 기성용이 네이마르에게 거칠게 파울을 범해 경고를 받기도 했다.
네이마르에 대한 집중 견제는 결국 전반 막판 선수들끼리 충돌을 가져왔다. 전반 41분 지동원이 네이마르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이청용이 강한 바디체킹을 가했고 보다 못한 마르셀루가 달려 나와 강하게 항의, 선수들끼리 충돌을 빚기도 했다.
네이마르가 자신에 대한 집중 견제에 자극받은 탓인지 전반 43분 이용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직접 골로 만들어냈다. 오른발로 감아 찬 것이 수비벽을 넘었고 왼쪽 골대 가까이 붙으며 왼쪽 골망 구석을 파고들었다. 정성룡이 방향을 잡았지만 워낙 왼쪽 골대로 가까이 붙은 탓에 막기 어려웠다.
전반을 0-1로 마친 한국은 후반 조직력을 채 정비하기도 전에 4분 만에 수비 실책으로 인해 오스카에게 골키퍼 정성룡과 일대일로 맞서는 위기를 내줬고 결국 두 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홍 감독은 지동원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며 공격을 재정비했지만 공격다운 공격은 해보지 못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후반 19분 벤치에서 아껴뒀던 손흥민 카드를 내밀었지만 역시 브라질 수비진을 흔들기엔 무리였다.
전후반을 통틀어 가장 좋았던 장면은 후반 24분 기성용의 왼쪽 코너킥을 이청용이 헤딩으로 연결시켰지만 골문 왼쪽으로 크게 벗어난 것뿐이었다.
물론 수확은 있었다. 브라질이 100% 최선을 다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브라질의 화려한 공격진을 상대로 2실점만 한 것은 나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였다. 비록 공격다운 공격은 해보지 못했지만 김보경과 이청용의 활약도 좋았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국영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기성용도 모처럼 대표팀에 들어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래도 전후반 통틀어 단 4개의 슈팅만 기록했을 정도로 제대로 공격조차 해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밀린 것은 너무나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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