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익 "이걸 믿으란 거냐" 국감장 퇴장
<복지위 국감 2보>기초연금 법안 발표전에 결재 여부 놓고 논쟁
최동익 민주당 의원이 1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질의 도중 분을 참지 못하고 국감장을 뛰쳐나갔다.
최 의원은 이날 서울 계동 복지부 청사에서 열린 복지부 국감에서 정부 기초연금 법안이 지난달 25일 대국민 발표에 앞서 내부결재 과정을 거쳤는지 질의했다. 이에 담당 국장은 “내부보고를 거쳤다”고 답했고, 최 의원은 “대국민을 상대로 한 중대한 결정을 구두보고만 했느냐”고 되물었다.
담당자가 “그렇다”고 답하자 최 의원은 “정말 이런 큰일을 담당자의 결재 없이 구도보고하고 발표했다는 것이냐. 정부가 맞느냐. 직원 10명인 구멍가게 같은 조직도 결재는 한다. 이런 중대한 사안을 구두보고만 하고 결재도 없이 발표했다? 이걸 믿으란 것이냐. 정부가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담당자는 “구두보고가 정부 조직에선 입법예고안 등만 결재토록 돼있다”고 설명했지만, 최 의원은 “결재가 없는 것이 문서가 맞느냐. 공식 효력이 언제 발생하느냐. 입법예고가 공식인지 알겠고, 25일 큰 발표를 (구두보고만 했느냐)”면서 답을 잘랐다.
담당자는 “내부적으로 다 보고하고, 확정된 상황에서 발표했다”고 재차 설명하려 했지만, 최 의원은 또 다시 말을 자른 뒤 “결재가 없는 게 어떻게 확정이냐. 정부의 모든 발표가, 입법예고 빼고는 구두로 결재한다는 소리냐. 구두보고하고, 그냥 발표했다(는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담당자도 얼굴이 붉어져 “구두보고하고, 기자들에게 (발표)했다”, “(입법예고 등은) 문서에 의해 모든 보고를 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급기야 최 의원은 “대한민국 정부 행정의 근간을 위배하는, 문서 결재도 없이 그렇게 큰 결재를 구두로 했다? 제3세계 후진국도 그런 발표는 안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담당자에게 “행정학은 공부했느냐. 행정고시는 어떻게 봤느냐. 문서로 하는 게 모든 행정의 기본인데”라고 비꼬았다.
최 의원은 또 이영찬 차관에게 “직원이 휴가를 가도 전결 결재하지 않느냐. 화요일에 민주당 의원들이 방문했을 때 차관이 뭐라고 했느냐. 사무관이 연가를 갔다. 사유가 뭐냐 하니 개인적 사유였다(고 했다)”며 “알고 보니 담당 사무관은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자꾸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변명하고, 솔직하게 인정할 걸 말도 안 되는 데이터를 짜깁기해서 (피해가려 하느냐)”며 “입법예고밖에 결재한 게 없다? 차관은 왜 앉아있느냐. 이러니 국장까지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냐. 아까부터 자꾸 거짓말하는데, 답변 태도를 바꿔달라”고 덧붙였다.
이후 최 의원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고함을 지르며 위원장석 뒤를 돌아 국감장을 빠져나갔다. 최 의원은 10분 정도 지나 자리로 복귀했다.
한편, 최 의원이 퇴장한 뒤 복지위원장인 오제세 민주당 의원도 복지부 측의 해명에 의문을 표했다. 오 의원은 “책임자의 사인 없는 행위로 대국민발표가 가능하느냐”고 물었고, 이 차관은 “사인만 없었지, 결재라는 건 외부기관에 문서 자체를 보낼 경우에 (거친다)”고 답했다.
이 차관은 이어 “(9월 25일 발표의) 경우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 과정에서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그 문서 자체를 외부기관에 보낼 때 하듯 결재는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고, 오 의원은 “대국민발표를 의사결정 과정을 안 거치고 발표한다는 것이냐. 내 입장에선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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