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강렬했던 71분 '공격 봉인 해제'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입력 2013.10.15 21:58  수정 2013.10.16 14:47

후반 손흥민-김보경 연속골 어시스트 '2도움'

오른쪽 장악, 답답했던 대표팀 공격루트 뚫어

[대한민국-말리전]손흥민과 김보경도 잘했지만 가장 강한 임팩트를 준 것은 바로 이청용이었다. ⓒ 연합뉴스

모처럼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 루트를 뚫은 것은 단연 '블루 드래곤' 이청용(볼턴)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린 말리(FIFA랭킹 38위)와 평가전에서 세트 플레이로 선제골을 내줬지만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페널티킥 동점골에 이어 손흥민(레버쿠젠)과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연속골을 넣으며 3-1 완승했다.

홍명보 감독 취임 이후 '멀티골'을 넣은 것은 지난달 아이티전 이후 두 번째. 아이티가 약체인데 비해 말리는 아프리카에서도 비교적 강호로 꼽히는 팀이라 이날 승리는 의미가 있다.

답답했던 공격에서 3골이나 터졌다는 것, 페널티킥을 제외해도 2골이나 나왔고 모두 '작품'이었다는 것은 대표팀의 공격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음을 의미한다. 바로 이 숨통을 트이게 해준 선수 가운데 하나가 이청용이다.

이청용은 지난 12일 브라질과 평가전 이후 일부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전반 41분 네이마르와 충돌하는 장면 때문에 마르셀루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물론 충돌이 거칠긴 했지만, 그렇다고 국내 팬들로부터 비난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청용은 말리전에서 일부 팬들의 비난을 완전히 불식시켰다. 자신의 위치인 오른쪽을 완전히 장악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까지 선보이며 대표팀 공격의 봉인을 해제시켰기 때문이다.

후반 1분 손흥민, 후반 12분 김보경의 골 모두 이청용에서 비롯됐다.

1-1 동점에서 후반 휘슬이 울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손흥민의 멋진 골이 나왔다. 구자철과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이청용이 수비수 사이로 빠져 들어가는 손흥민에게 정확하게 스루패스를 밀어주면서 단독 기회가 나왔다. 손흥민은 한 차례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지체 없이 강하게 슈팅, 말리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후에도 이청용은 손흥민, 구자철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공격을 풀어나갔고 쌀쌀한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말리 선수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 8분 구자철이 부상으로 김보경과 교체된 후에는 이청용이 직접 플레이메이커와 같은 역할도 했다.

후반 12분 김보경의 왼발 슈팅 골이 터진 것도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 지역까지 강하게 밀고 들어간 이청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보경 골이 있기 전인 후반 9분에는 비록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공을 살려낸 뒤 강하게 크로스를 올려 이근호에게 슈팅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평가전에서 이청용의 활약은 71분으로 충분했다. 71분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 이청용은 고요한(FC서울)과 교체됐고 홍명보 감독은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손흥민과 김보경도 잘했지만 가장 강한 임팩트를 준 것은 바로 이청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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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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