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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득점 원톱’ 이근호…홍명보 감독 숨은 밑그림?


입력 2013.10.16 11:16 수정 2013.10.16 11:20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손흥민·이청용·구자철·김보경 등 공간 열어줘

홍명보 감독 체제 출범후 원톱 공격수 첫 풀타임

홍명보 감독이 생각하는 밑그림은 이근호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 연합뉴스

'원톱' 즉, 최전방 공격수라면 골을 넣어야 인정을 받기 마련이다. 물론 골을 넣지 않아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득점을 기대한다.

만약 원톱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 골이라면 이근호(상주 상무)는 말리전에서 낙제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근호는 이날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어떻게 보면 지동원(선덜랜드) 등 수많은 원톱 공격수 가운데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줘 향후 대표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말리와 평가전에서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손흥민(바이에르 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 시티)의 연속골로 3-1로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이근호는 아쉽게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날려 아쉬움을 남겼다.

이근호가 성공시키지 못한 득점 기회를 생각한다면 썩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날 이근호는 전후반 풀타임을 뛰며 전반 22분과 전반 39분 헤딩슈팅과 함께 후반 9분 이청용의 크로스로 골문이 비어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너무 강하게 슈팅을 때려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나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두 차례 헤딩슛은 그렇다고 쳐도 골문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놓친 득점 기회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근호는 손흥민이나 구자철, 김보경, 이청용 등이 돌파하고 편하게 공격을 할 수 있는 활로를 뚫어줬다.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를 유인해 동료 선수들의 공간을 만들어줬다. 이근호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간이 열리자 손흥민, 이청용, 김보경 등이 너무나도 쉽게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전반 12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구자철의 페널티킥 골 밖에 없었던 대표팀이 후반 1분과 후반 12분에 연속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이근호가 공간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근호는 전반에 주로 중앙에서 뛰면서 움직임이 제한적이었으나 후반부터 손흥민과 서로 자리를 맞바꾸며 활동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이근호가 다른 공간으로 움직여주는 사이 손흥민이 수비수 사이로 들어가 이청용의 스루 패스를 받아 기회를 만들었고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이근호는 손흥민, 구자철과 종종 삼각편대를 이뤘고 여기에 이청용까지 가세하며 더욱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이근호가 원톱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홍명보 감독의 교체 카드 활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홍 감독은 자신이 대표팀을 지휘한 이후 처음으로 원톱을 교체시키지 않았다. 지난 7월 호주와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7경기에서 계속 원톱을 교체했으나 원톱 공격수를 풀타임 뛰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감독도 "공격진에서 여러 선수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 고민했는데 이근호가 대표팀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팀 플레이에 익숙해진 것 같아 원톱으로 결정했다"며 "본인이 팀에서 해줘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고 본다. 최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어냈고 이를 통해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근호의 모든 것을 이번 한 경기로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생각하는 밑그림은 이근호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원톱이 부지런히 움직여 좌우 측면 공격수와 원톱 뒤에 있는 선수의 공격력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여기에 원톱이 득점까지 넣어준다면 '금상첨화'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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