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이정희 삭발 안한 이유는? '아파서...'
김재연 등 삭발식에 당대표가 안나타나…당측 "건강 급격히 악화 지금 회복중"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정부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에 반발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가진 뒤 정치권 안팎으로는 한동안 한 가지 의문이 떠돌았다. 다름 아닌 ‘이정희 당대표의 행방’이었다.
이날 삭발식에는 내란음모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석기 의원을 제외한 김재연·김미희·김선동·이상규·오병윤 의원까지 당 소속 의원 5명 전원이 참석했다. 하지만 당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이 대표가 보이지 않으면서 왠지 모를 허전함이 감돈다는 말이 나왔다.
물론 이 대표가 이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서울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한국진보연대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시민사회·종교단체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조치를 질타했다. 하지만 존폐기로에 서있는 당을 위한 당대표의 조치로선 부족하단 지적이 흘러나왔다.
당에서는 이 같은 의문에 의원들로만 이뤄진 삭발식을 계획했기 때문에 이 대표가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휩싸여 불출마를 선언, 현재 원외에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제기됐다.
삭발식 자체가 개인이나 집단의 강력한 의지 및 항의의 의미가 있어 상징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대표로서 해당 장소에 아예 모습을 비추지 않은 것은 삭발식 동참을 꺼리는 ‘꼼수’란 의혹이 나왔다. 더군다나 김재연·김미희 의원과 같이 외모에 민감한 여성의원들까지 ‘머리밀기’에 동참을 한 터라 이 대표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는 줄지 않았다.
통진당은 이에 ‘진짜 이유’를 밝혔다.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8일 ‘데일리안’과 만나 “작년과 올해를 거치며 대표의 건강이 많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9월경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회복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변인은 이어 “양방으로는 (병명이) 잡히지 않았고, 한방에서는 심리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고, 어려운 일들을 겪었기 때문으로 보더라”고 언급했다. 통진당은 작년부터 분당사태와 종북논란 등을 겪었고, 이 대표 개인적으로도 지난 18대 대선에 출마해 힘을 뺐다. 홍 대변인은 “당초 건강문제로 대표를 맡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었다”고도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7일과 8일 당 주요일정 대부분을 챙겼다. 오는 9일과 10일에도 거의 모든 일정을 챙길 예정이다.
이 대표는 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권 심판, 국정원 해체, 공안탄압분쇄 5차 민주찾기 토요행진’과 ‘특검도입 촉구 19차 범국민촛불’, ‘통진당 해산음모 규탄 대국민 정당연설회’까지 3개의 일정을 소화한다. 1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3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