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정홍원 향해 "일본총리 사퇴" 민주당 '또' 전원퇴장


입력 2013.11.25 14:09 수정 2013.11.25 14:21        이슬기 기자

<대정부질문>도종환 교학사 역사교과서 질문에 정총리 "역사학자가 판단"

민주당 의원들이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관련, 정홍원 국무총리의 답변에 항의하며 또다시 전원 퇴장했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은 도종환 민주당 의원의 역사교과서 관련 질의를 시작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 순서로 질의에 나선 도 의원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스크린에 띄우며 정 총리에게 해당 내용들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도 의원은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고바야까와 히데오의 회고록 ‘민후조락사건’이 교학서 교과서에 실린 것, 여기에 ‘당시 시행된 정책은 전부 민비의 계책이었다. 이 점에 착안하여 근본적으로 화근을 제거하고자 도모한 것’이란 내용이 있음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교학사 교과서에 ‘일본은 이런 과격한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라고 실려있다. 이에 대해 한 학생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일본에는 눈엣가시 같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까지 답했다고 한다”라며 질문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ㆍ사회ㆍ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교학사 역사 교과서 편향성 논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오류에 대해 교육부에서 시정 절차를 밟고 있다. 8종 교과서 모두에 다 오류가 있다”고 답했고, 도 의원은 다시 ‘일본은 한국 의병을 소탕해야만 했다’, ‘강화도 조약은 고종의 긍정적인 인식으로 체결됐다’ 등의 문장을 지적하며 “이런 것 자체가 실리면 안 된다. 빠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총리가 또다시 “문제가 있으면 교육부에서 시정할 것이다. 진실 문제는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는 식으로 대답을 이어가자 순간 민주당 의원들은 “검정 취소한다고 말하라”, “일본이 뽑은 총리냐. 도대체 어느 나라 교과서냐”, “총리 개인의 생각을 말하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항의했다.

특히 교학서 교과서에 대한 도 의원의 지적에 정 총리가 “내가 사전에 질의 관련 자료를 받지 못해서 충분히 검토하고 대비할 기회가 없었다”라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그걸 말이라고 하는 소리냐. 총리는 한국사람 아니냐”고 소리를 질렀다.

뒤이어 도 의원이 지적한 오류에 대해 정 총리가 “이미 검정위원회를 거친 것이고…”라고 답변하려 하자 은수미 민주당 의원이 “친일 총리 물러가라!”고 외쳤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석에선 은 의원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맞받으면서 한차례 고성이 오갔다. 이후에도 도 의원의 질의는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 소리에 묻혀 수차례 중지됐다.

국회부의장 "마무리 발언 듣길" 민주당 "'일본총리' 사퇴하라"

총리가 자리로 돌아간 후, 도 의원이 마무리 발언을 하려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는 더욱 커졌고 혼란 속에 도 의원은 약 1분간 아무 말도 못한 채 서 있어야 했다. 급기야 이날 사회를 맡은 새누리당 소속 이병석 국회부의장이 “질문하시는 의원의 발언도 들리지 않는다. 다들 조용히 하라”며 “마무리 발언을 들어라”고 호통을 치기까지 했다.

총리의 제지에도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삿대질은 계속됐으며, 더 이상 회의 진행이 어려운 상태에 치달았다. 결국 대정부 질문 한 시간 만에 민주당 의원들은 또다시 전체 퇴장해버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도 “일본 총리잖아! 총리 사퇴하라”고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이 같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9일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강기정 민주당 의원과 청호대 경호실 직원 간 몸싸움 사태와 관련,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강 의원의 행동을 지적하자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고, 결국 민주당 의원들 전원이 본회의장을 떠나버린 바 있다.

한편, 회의장 뒤편에서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정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 등과 심각한 표정으로 20여 분 간 대화를 나눴고,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측을 향해 “정회해야지 정회”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결국 오전 11시 38분 이 부의장은 “교섭단체 대표위원들과 협의 결과, 오늘 오전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기로 한다”며 본회의를 정회시켰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