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아사다 프리 멘탈…올림픽 이미 정해졌다?
김연아, 첫 점프 실수에도 아랑곳 않은 연기
3A 신경 쓰느라 전체적 연기에 지장 받은 아사다
장소는 달랐지만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나란히 시상대 맨 위에 서 소치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연아는 8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돔 스포르토바에서 벌어진 ‘2013 골드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31.12점을 받아 쇼트 합계 204.49점으로 무난한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아사다 역시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13-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66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72.36점) 점수를 더해 204.02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의 점수 차는 0.47점 차로 김연아의 근소한 우위. 물론 심사위원이 다른 대회라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가 따르지만, 기술 구성과 실수 등을 살펴볼 때 올림픽 전망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일단 김연아와 아사다는 첫 번째 점프 시도에서 나란히 실수를 했다.
'아디아스 노니노'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에 이은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과정에서 실수를 하고 말았다. 러츠를 뛰다가 착지하는 과정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것. 감점 1점 외에도 토룹 점프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상당한 점수가 깎였다.
아사다도 마찬가지다. 아사다는 첫 번째 트리플악셀에서 상체가 뒤로 쏠리는 바람에 착지가 불안정했다. 3회전 반을 돌기 위해 점프 높이에 신경 쓰느라 몸의 중심이 흔들린 결과였다.
하지만 이후 두 선수의 연기는 묘한 차이점이 발생했다. 평소 안정된 연기가 발군인 김연아는 실수를 크게 의식하지 않은 듯 자신이 준비해온 기술들을 더 이상의 실수 없이 모두 해냈다.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 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킨데 이어 스텝 시퀀스는 물론 트리플 러츠와 더블 토룹, 더블 토룹-더블 루프 등 2개의 콤비네이션 점프를 무난하게 이어갔다. 이후 점프 연기인 트리플 살코와 더블 악셀도 깔끔하게 마무리했고 스핀 연기도 모두 완벽하게 처리했다. 김연아의 강한 멘탈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반면, 아사다는 자신조차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트리플악셀 과제를 하나 더 남겨두고 있었다. 결국 두 번째 트리플악셀은 첫 번째 실수를 염두에 두느라 자신감이 부족했고 결국 회선수 부족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트리플 플립+더블 룹+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두개의 더블 룹 점프 모두 회전 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해 아사다 역시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인정하고 말았다. 그녀는 “트리플악셀 실패 후 체력 소모를 걱정했다. 솔직히 오늘 연기에 분한 마음은 있다. 앞으로 과제는 올림픽에서 트리플악셀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기술 난이도 및 전체적인 점수 구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김연아가 모든 기술을 안정적이고 완벽하게 구사한다면, 아사다는 트리플악셀이라는 불확실한 무리수에 비중을 둔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지난 2010 밴쿠버 올림픽은 물론 이후 행보를 가르게 된 결정적 요인이다.
더불어 실수에 대한 대처에서도 극명한 차이점을 나타낸다. 김연아의 점프가 연기를 이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면, 아사다는 점프를 위한 연기라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오랜 만에 복귀한 김연아는 여전했고, 아사다 역시 고집스럽게 트리플악셀에 목매고 있다. 어쩌면 내년 소치 올림픽에 대한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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