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지키라며…' 공약예산 삭감 답답한 박 대통령
무역투자진흥회의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과 예산안 조속 처리돼야"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 이행에 수반되는 예산들이 줄줄이 국회에 발목을 잡혔다. 창조산업 오디션을 비롯한 일부 사업은 예산 전액 삭감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가장 답답한 쪽은 해당 사업들을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고, 국정과제로 발표했던 박근혜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회복세를 타고 있는 우리 경제를 살려나아가는 일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과 예산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재 창조경제 기반 구축 예산 45억원, 창조경제 종합지원서비스 구축운영 예산 69억원, 창조산업 오디션 예산 20억원 등 창조경제 관련 예산들은 국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 막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중점 추진사업으로 강조한 새마을운동 세계화 예산 30억원 역시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부처 간 칸막이 제거를 목표로 도입한 ‘정부3.0’ 사업은 타 부처의 사업과 유사·중복을 이유로 처리가 보류됐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창조경제 박람회에서도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창조산업 오디션 산업 예산이 전액 삭감될 위기라는 소식을 듣고 아쉬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시 “이건 한마디로 국민을 위한 것이고, 국민의 관심을 끌려는 것이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창조산업을 발전시키려는 것인데 국회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야당이 해당 예산안 처리를 반대하는 명분은 단순하다. 창조경제의 경우 개념이 모호하고, 새마을지도자대회는 불요불급한 일회성 사업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현재 새마을운동 세계화 예산 등의 전액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담긴 핵심 사업들의 완전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주장은 말 그대로 명분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창조경제의 경우 박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새 정부의 핵심 국정철학이고, 새마을운동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치적사업이다. 결국 민주당은 해당 사업들이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예산안 처리를 반대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에게 공약 이행을 촉구하던 민주당이 오히려 공약 이행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 2월부터 매 국회마다 여야 공통공약을 선정해 이행을 촉구하면도, 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박 대통령의 단독 공약에 대해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가 이어지자 새누리당도 민주당을 향해 조속한 예산안 처리를 촉구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3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합리적인 선에서 감액과 더 나은 대안 제시는 얼마든 환영할 일이지만 사업 내용과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없이 정파적 접근에 의한 삭감, 반대를 위한 반대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발목잡고 상처를 입히겠다는 불순한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예산 발목잡기는 도를 지나치고 있다. 언제는 공약을 안 지킨다고 공약파기 정권이라 비판하더니 이제는 공약사업은 무조건 깎아 공약을 지키지 말라고 한다”면서 “막무가내식 생떼가 아니라 냉철한 분석을 통해 예산안 꼼꼼히 살피는 책임 있는 제1야당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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