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10번’ 혼다…레전드 무게 감당할까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3.12.13 14:47  수정 2013.12.13 14:54

밀란 부회장 "혼다, 내년 1월 입단" 발표

숱한 레전드들이 달았던 등번호 10번 예정

AC 밀란은 벌써부터 혼다의 10번 유니폼을 예약받고 있다. ⓒ AC 밀란

일본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혼다 케이스케(27·CSKA 모스크바)가 마침내 밀라노에 입성한다.

AC 밀란의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부회장은 12일(이하 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혼다가 1월 3일부터 AC 밀란 유니폼을 입는다"고 발표했다.

이어 "혼다가 유럽 출신 선수가 아니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세부 조건만 맞추면 된다. 1월 6일 열리는 아탈란타와 경기에 곧바로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이후 사수올로와의 원정경기에서 데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혼다가 받게 될 유니폼은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이 될 전망이다. 현재 AC 밀란 공식 스토어 역시 벌써부터 혼다의 이름과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예약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밀란의 10번이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클럽답게 수많은 축구 전설들이 로쏘네리(Rossoneri)의 10번을 달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연 혼다가 10번 등번호의 무게를 감당해낼지의 여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밀란 10번의 전설은 ‘잔니’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조반니 리베라로부터 시작된다. 1960년 밀란에 입단한 그는 1970년부터 은퇴(1979년)할 때까지 10번 등번호를 달았고, 밀란 통산 501경기 출장-122골을 기록, 미드필더로는 믿기지 않는 성적을 남겼다.

이어 밀란의 10번은 ‘오렌지 3총사’의 일원이었던 루드 굴리트에게 넘어간다. 그가 밀란에서 활약한 기간은 6년(1987~93년)에 불과하지만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답게 리그 3회 우승 포함, 12개의 트로피를 안겨다 줬다. 특히 포지션이 윙어였음에도 불구하고 117경기에 나와 56골의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포르투갈의 황금세대 가운데 하나였던 마누엘 후이 코스타도 빼놓을 수 없다. 역대 포르투갈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손꼽히는 후이 코스타는 2000-01시즌 3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기록했고, 이는 당시 밀란의 역대 이적료 최고액이기도 했다. 5시즌 동안 리그와 이탈리안컵, UEFA 챔피언스리그, 이탈리안 슈퍼컵, 유러피언 슈퍼컵 우승에 공헌하지만 2003년 카카의 등장으로 인해 벤치로 밀리고 말았다.

유럽 축구 역대 최초로 3개 클럽서 빅이어를 들어 올린 클라렌스 셰도로프가 사실상 10번 전설의 마지막 선수로 꼽힌다. 그는 후이 코스타가 이적하자 곧바로 10번을 물려받았고, 이 등번호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특히, 호나우지뉴 이적 당시 구단 측이 10번을 주려하자 극심한 반발로 등번호를 지킨 일화로도 유명하다.

현재 AC 밀란의 등번호 10번은 공석인 상황이다. 케빈 프린스 보아텡이 지난 시즌까지 10번을 달고 뛰었지만 샬케04로 이적, 올 시즌에는 아무도 에이스의 무게를 짊어지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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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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