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vs '설희' 표절분쟁, '미스코리아' 호재 되나
만화 '살희' 강경옥 작가, 표절의혹 맹비난
'별그대' 박지은 "절대 사실 아니다" 반박
SBS 새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표절 의혹을 두고 작가 박지은과 만화 '설희'의 작가 강경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20일 만화가 강경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광해군 일지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사건에서 파생된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은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법과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낸 설희의 원 구성안이다"며 "400년 전 UFO 사건은 나 말고도 보지는 않았지만 '기찰비록'(여기선 조선시대만 다룬 듯) 이란 데서도 다루었고 실제 사건이니 다른식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 자신의 연재작 '설희'와의 표절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드라마 분위기(드라마는 로코물 내 것은 좀 시리어스물)와 남녀 역할만 다르고 밝혀지는 순서를 바꿨을 뿐 이야기의 기둥이 너무 비슷하다는 것은 맞다. 앞으로의 전개가 다를 수 있다느니 디테일한 부분이 다르다느니의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된 작가라면 스토리의 기둥이란 게 뭔지 알고 있을 거다"고 거듭 주장했다.
강경옥 작가는 "지금 이 상황에 과해군 일지 사건으로 400년간 살아온 설희의 이야기를 또 드라마로 만든다면 내가 표절한 게 되는 거냐. 도대체 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법적으로 다뤄야할 문제인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에서야 알게 돼 일단 여기저기 자문도 받고 의견을 먼저 들어보려 한다. 입다물고 있는 것은 매체를 3번 옮겨가며 성실히 해온 내 작품과 '설희'의 독자분들에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SBS와 제작사 측은 "표절의혹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면서 "만화 '설희'는 본 적도 없다. 당황스럽다"라고 전면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22일 '별그대'의 박지은 작가는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를 통해 "'설희'라는 만화를 접한 적이 없습니다"며 "'설희'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도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2002년에서 2003년 사이에 "SBS '깜짝스토리랜드'라는 프로그램에서 역사 속 놀랄만한 이야기들을 묶어서 내보내는 '역사 속으로'라는 코너를 집필"하며 '광해군일기'의 UFO 내용을 접했다"며 "역사적인 팩트인 그 기묘한 사건에 매료돼 지난 10년간 드라마화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별에서 온 그대'"라고 주장했다.
박지은 작가는 "작가로서의 양심과 모든 것을 걸고 강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고 참조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표절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강경옥 작가는 같은 날 자신의 블로그에 "입장 정리"라는 제목하에 박지은 작가의 공식입장에 재반박글을 게재했다.
강 작가는 "그런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에서 누구든 만들 수 있다. 클리셰다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설희는 2003년도에 이미 서울문화사의 새 출간 잡지용으로 70P 그려둔 작품이다. 창간이 취소돼 2007년에야 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지은 작가는 2002년도에 생각만 한 것이고 저는 작업을 들어간 상태다. 현재로선 광해군 기록에 상상력을 첨부해 400년 넘게 산 존재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 건 제가 처음이다. 누구든 상상할 수 있다면 먼저 생각해서 처음에 세상에 보인 사람이 상상만하고 안한 사람과는 입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스펀지'라는 방송에서 '광해군 일기' 내용이 나와 누가 먼저 쓰면 어쩌지 걱정했다. 박지은 작가는 현실 얘기를 하다가 다른 장르로 넘어 왔는데 더 겹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며 "박지은 작가는 인터넷으로 자료 검색을 안 하나 보다. '난 안 봤다'라는 게 박지은 작가의 입장이라는 것은 알지만 '때릴 의도 없었다', '모르고 그랬다' 해도 피해는 남아있다"고 반박했다.
강 작가는 "요새는 대부분의 소재들이 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역사적 사건 인용, 불로, 외계인, 피(타액)으로 인한 변화, 환생, 같은 얼굴의 전생의 인연, 전생의 인연의 직업이 톱스타 등 이 클리셰들이 우연히 한 군데 몰려있기 쉽지 않다. 연말이고 마감도 해야 해서 1월 달에 변호사분들을 만나서 자문과 의견을 듣고 행동을 결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에 대한 환기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해 표절 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1609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비행 물체 출몰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가의 엉뚱하고 황당한 상상이 더해진 팩션 로맨스 드라마로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남 도민준과 왕싸가지 한류여신 톱스타 천송이의 달콤 발랄 이야기를 그린다.
박지은 작가가 집필을 맡았으며 전지현 김수현 등의 열연으로 방송 2회만에 시청률 20%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반기 최고의 이슈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번 표절의혹이 흠집내기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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