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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 오리온스…논란의 터널 통과


입력 2014.01.09 09:18 수정 2014.01.10 16:3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4:4 트레이드 후 장재적 등 새 인물 가세로 '활력'

추일승표 농구 틀 갖춰..완전 입증은 성적으로

높이에 기동력을 겸비한 장재석 합류로 오리온스는 최대약점으로 꼽히는 골밑에 안정감이 생겼다. ⓒ 연합뉴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올 시즌 내내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지난 시즌 오리온스를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끌었고, 올 시즌엔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정작 시즌 개막 이후 오리온스 행보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일부 선수들의 활용도와 전술을 놓고 추일승 감독의 지도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시선도 늘었다.

추일승 감독은 최근 부산 KT와 4:4 깜짝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 팬들을 또 놀라게 했다. 팀 분위기 전환을 위해 과감한 모험이 불가피하다는 추 감독의 승부수였다. 특히, 국내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히지만 오리온스에서는 유독 추일승표 농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던 전태풍을 KT에 내준 것을 두고 팬들의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많은 이들은 추 감독이 전태풍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을 지적하며 불화설을 거론했고, 추 감독의 자질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높였다. 트레이디 이후 첫 맞대결이었던 지난 4일 경기에서 전태풍의 활약을 앞세운 KT에 완패, 추 감독을 향한 비난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은 세간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반격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추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스타일에 부합하는 선수들이 가세한 덕에 반전의 동력을 찾은 셈이다. KT전 완패 이후 선두권의 창원LG와 중위권 서울삼성을 연파, 추 감독의 트레이스 승부수가 통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장재석이 있다. KT에서 프로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던 장재석은 트레이드 이후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높이에 기동력을 겸비한 장재석 합류로 오리온스는 최대약점으로 꼽히는 골밑에 안정감이 생겼다. 트레이드 당시 KT에 내준 김승원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활약이다. 장재석-리처드슨-최진수-김동욱으로 이어지는 장신 라인업 가동도 가능해졌다.

또 추일승 감독은 KT전 완패 이후 기존 주전들을 과감히 선발에서 제외하고 벤치멤버들의 비중을 늘렸다. "베테랑이라도 성실하게 수비하지 않는 선수에게는 출전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추 감독은 조효현, 임종일, 성재준 등 식스맨들이 보여준 적극적인 수비와 허슬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김동욱의 각성 가능성도 주목할 만하다. 김동욱은 전태풍과 뛰던 시절, 효과적으로 공존하지 못했고 경기 내외적으로 잦은 구설에 올랐다. 그런 김동욱에게 전폭적인 신임을 아끼지 않은 추일승 감독도 편애 논란에 시달렸다.

그랬던 김동욱은 8일 삼성전에서 16점을 넣으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볼을 오래 소유해 공격템포를 끊는 플레이가 많이 줄어들었고, 간결하면서도 효율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김동욱은 이날 3개의 3점슛을 터뜨렸고, 삼성의 단신 가드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포스트업도 시도하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주 포지션은 3번이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상황에 따라 2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존 오리온스의 주전 2번이 전정규였다면 이제는 성재준-임종일 등 옵션의 다양화에 따라 장신화와 스몰 라인업이 모두 가능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볼 소유를 고르게 분담하면서 미스매치에 의한 공격패턴을 즐기는 추 감독의 농구가 비로소 틀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오리온스가 길 길은 멀다. 추 감독의 농구가 올 시즌 어떤 결실을 맺을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시즌 초반 팀 성적 부진과 대형 트레이드의 후유증 속에서 추 감독이 자신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완전하게 입증하는 것은 오직 성적뿐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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