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1급 넘어 특급' 11년 만에 슈터 MVP 탄생?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1.24 10:48  수정 2014.01.24 10:55

36경기 전 경기 출전 15.6득점 3점슛 1위

압도적 성적에도 중위권 팀 성적-체력 관건

조성민이 전문 슈터로는 11년 만에 정규시즌 MVP에 도전한다. ⓒ 부산 KT

조성민(31·부산 KT)이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유력한 MVP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조성민은 24일 현재 4라운드까지 36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32분44초를 뛰면서 15.6득점 2.9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 부문에서는 국내선수 중 가장 높은 6위다. 장기인 슈팅은 물이 올랐다. 3점슛에서 올 시즌 총 성공 횟수 73개, 경기 당 평균 2.03개로 1위다. 성공률은 47.7%(73/153)로 모비스 박종천(50%, 36/72)에 이어 2위지만, 슈팅 시도와 적중횟수에서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하면 공헌도는 훨씬 높다.

자유투 성공률도 92.3%(144/156)로 리그 1위다. 올 시즌 리그에서 90%대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조성민 하나뿐이다. 지난 12일 동부전에서는 자유투로만 18점을 기록, 프로농구 역대 한 경기 국내선수 자유투 최다득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농구에서 좋은 슈터의 기준을 논할 때 180클럽이라는 지표가 종종 거론된다. 2점(50%)-3점슛(40%)-자유투(90%)의 성공률 수치합산이 180점을 넘긴 선수들은 흔히 1급 슈터로 거론된다. 그런데 조성민의 슈팅 점수 합산은 190.8점에 육박한다. 일급을 넘어 특급으로 부르기에도 손색이 없다.

조성민의 소속팀 KT는 팀 리바운드(30.8점)가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자신감이 생명인 슈터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다. 조성민에 대한 공격 의존도도 높아 매 경기 상대 수비의 집중견제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조성민만큼 꾸준한 적중률을 보여주는 선수도 드물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이 영양가다. 같은 2~3점이라도 중요한 승부처에서 터지는 득점과 승패가 무관한 가비지 타임에 몰아넣는 득점은 엄연히 의미가 다르다. 올 시즌 조성민의 득점포가 더욱 빛나는 이유도 단지 기록상으로만 좋은 게 아니라, 승패를 좌우하는 귀중한 순간에 진가를 발휘하는 '클러치본능'에서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조성민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와 리딩에서도 팀의 살림꾼 역할을 맡고 있다. 시즌 초반 전태풍이 가세하기 전까지는 조성민이 부분적으로 포인트가드의 역할까지 수행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조성민은 자신의 공격만 보는 게 아니라 동료들을 활용하고 때로는 살려주는 이타적인 플레이에도 능하다.

조성민의 MVP 등극 여부에 변수는 역시 팀 성적이다. KT는 올 시즌 4위를 기록 중이다. 예상을 넘어선 호성적이지만, 빅3로 꼽히는 서울 SK, 울산 모비스, 창원 LG와는 제법 격차가 있다. 팀 성적에 대한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는 MVP 구도에서 경쟁자로 꼽히는 김선형(SK), 문태영(모비스)보다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예외는 있다. 2008-09시즌 주희정은 소속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했음에도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바 있다. 6강 탈락팀에서 MVP가 배출된 것은 역대 프로농구 사상 최초였고 당시 순위는 7위였다. 이때는 주희정의 활약이 독보적이었고, 상위팀에 개인성적에서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었던 특수한 상황이었다.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기 5~6라운드에서 조성민과 KT가 슬럼프 없이 지금 정도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조성민은 KBL에서 보기 드문 슈터 출신 MVP 후보라는 희소성도 있다. 역대 한국농구 국가대표 슈터 계보를 잇는 문경은이나 방성윤도 MVP는 차지해보지 못했다. KBL에서 슈터 출신 MVP를 수상한 것은 조성원(2001년·대전 현대)과 김병철(2003년·대구 동양) 등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전문 슈터로는 무려 11년 만에 MVP에 도전장을 던지는 조성민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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