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일본’ 양키스…다나카와의 궁합은?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1.23 09:38  수정 2014.01.24 17:08

복수 구단 입찰서 결국 양키스가 낚아채

7년 1억5500만 달러는 투수 역대 5위

7년간 1억 5500만 달러에 양키스행을 확정지은 다나카. ⓒ mlb.com

뉴욕 양키스가 FA 최대어 다나카 마사히로(26)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23일(한국시각), 양키스와 다나카가 7년간 1억 5500만 달러(약 1655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포스팅 시스템을 거친 선수들 중 최고액으로 지난 2012년 텍사스와 6년간 5600만달러(약 594억원)에 계약했던 다르빗슈 유의 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다나카의 몸값이 훌쩍 뛴 요인은 역시나 개정된 포스팅시스템 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가장 높은 입찰액을 써낸 단 1팀이 단독 교섭권을 얻는 방식이었다면, 올 시즌부터는 복수의 구단이 상한선 2000만 달러만 제시하면 누구나 교섭권을 가질 수 있도록 개정했다.

이로써 다나카는 현역 투수 중 클레이튼 커쇼, 저스틴 벌랜더, 펠릭스 에르난데스, CC 사바시아에 이어 역대 5번째로 높은 액수를 기록하게 됐다. 또한 다나카는 양키스에 입단한 6번째 일본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사실 양키스가 일본인 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애증’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양키스는 일본인 선수에 유독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이로 인해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특급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으며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결과는 극심한 냉온탕을 오갔다.

가장 먼저 양키스에 입단한 선수는 1997년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떨친 이라부 히데키였다. 최고 시속 160km에 이르는 빠른 볼로 미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던 이라부는 조지 스테인브레너 전 구단주로부터 ‘일본의 놀란 라이언’이라는 극찬을 받았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입단 2년차인 1998년에는 13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보이는 듯 했지만 눈에 띄게 불어난 체중과 자기 관리 실패로 눈 밖에 나고 만다. 그가 양키스에서의 3년간 남긴 성적은 29승 20패 평균자책점 4.80이며, 1999시즌 후 3대1 트레이드로 몬트리올로 이적했다.

이라부에 이어 양키스에 입성한 선수는 마쓰이 히데키였다. 요미우리 시절 54홈런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거포였던 마쓰이는 2003년 입단 당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2년 전, 스즈키 이치로가 시애틀에 입단해 이른바 센세이션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이치로가 교타자로 성공했다면, 마쓰이는 거포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에 놓였다. 입단 첫해에는 16홈런으로 부진했지만, 이듬해 31홈런으로 양키스 4번 타자 자리를 차지했고, 2009년에는 월드시리즈 MVP에 오르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양키스는 여전히 투수 쪽에서 일본인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특히 2007년 이가와 게이와의 계약은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손꼽힌다. 이가와는 2006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양키스는 일본 특급 투수를 위해 무려 2600만 194달러(약 283억 원)의 포스팅 비용과 계약 총액 2000만 달러(5년)를 투자했다. 당시 이 금액은 이전 시즌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던 마쓰자카 다이스케(5110만달러)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포스팅 액수였다.

결과는 처참했다. 이가와는 데뷔 첫 해 14경기에 나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6.25로 부진, 이듬해부터 양키스 전력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 이후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마이너리그를 전전했고, 끝내 제 기량을 찾지 못한 뒤 지난 2012년 일본으로 돌아가 오릭스에 입단했다.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일본인 선수들. ⓒ 데일리안 스포츠

이후 일본인 선수에 눈길을 주지 않던 양키스는 2012년 투타에서 검증된 구로다 히로키와 스즈키 이치로를 데려오는데 성공한다. 이들은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제몫을 다해주고 있으며, 특히 구로다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활약으로 에이스급 대우를 받고 있다.

다나카 역시 CC 사바시아에 이어 2선발 투수로 나설 전망이지만 ‘죽음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같은 지구의 보스턴에 입단한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언론의 집중 조명과 고단한 일정을 버티지 못해 입단 3년 만에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기 때문이다.

또한 현지에서는 다나카의 몸값을 놓고 ‘거품론’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연 평균 2000만 달러가 넘는 고액 연봉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특급 대우다. 따라서 최소 15승 이상의 성적을 내야 뉴욕의 극성언론과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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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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