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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에 박수' 왕베이싱 떠나 보내며


입력 2014.02.12 11:17 수정 2014.02.13 01:28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이상화 경쟁자에서 '지는 해'로

변치 않는 미모 만큼 이상화에 박수 보낸 스포츠맨십 인상적

레이스 마치고 손 잡은 이상화와 왕 베이싱. ⓒ 게티이미지

‘빙속 여제’ 이상화(25)가 지배한 백 분의 1초를 다투는 스피드 스케이팅 레이스에서도 왕 베이싱(29)의 미모는 시들지 않았다.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7초28을 기록,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타트는 전혀 흠잡을 곳이 없었고, 직선 구간에서 몸을 낮게 유지한 채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속도를 내는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를 펼쳤다. 결국, 올림픽 신기록까지 수립하며 올림픽 2연패를 자축했다. 지난 1988~1994년 보니 블레어(미국), 1998~2002년 카트리나 르메이든(캐나다)에 이은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사상 3번째 ‘올림픽 2연패’ 위업이다.

이상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차 레이스에서는 상대가 비슷한 속도를 내지 못해 기록상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2차 레이스에서는 왕 베이싱이 동등한 레이스를 펼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왕베이싱은 합계 75초68을 기록, 이상화에 크게 뒤지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상화가 올림픽 2연패를 차지하는 데는 본의 아니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사실 왕 베이싱은 낯익은 선수다. 4년 전 밴쿠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500m 당시 챔피언 이상화에게 진한 축하인사(포옹)으로 화제가 됐다. 꽉 끼는 모자를 벗고 머리를 풀어헤쳤을 때 네티즌들은 “천녀유혼을 보는 듯했다”는 탄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사슴 눈망울로 청아한 매력을 풍기는 왕 베이싱은 172cm·64kg의 탄력 있는 몸매와 파워 스케이팅으로 전 세계 남성팬들을 끌어당겼다.

헤이룽장 성 하얼빈 출신인 왕베이싱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7위를 차지한 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500m에서 당시 ‘최강자’였던 독일의 예니 볼프(현 세계랭킹 3위)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9년 세계스프린트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왕 베이싱은 이상화가 금메달을 땄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500m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모는 변치 않지만 기량은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것일까. 월드컵시리즈 통산 12회 우승에 빛나는 왕 베이싱은 소치 올림픽에서는 메달권에도 들지 못했다. 예니 볼프 역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것을 떠올리면 왕 베이싱도 이제는 ‘지는 해’로 분류될 전망이다. 중국 신예들이 대거 등장한 가운데 왕베이싱은 이번 올림픽이 사실상 고별무대다.

500m 2차 레이스 마지막 주자로 나왔지만, 중계 카메라는 왕베이싱의 역주를 클로즈업하기 어려웠다. 함께 질주한 이상화의 압도적 레이스에 꽂혔기 때문이다.

‘왕년 스타’가 되어버린 왕 베이싱에 할당된 시간은 주마등처럼 지나간 수초에 불과했다. 그 짧은 시간에도 왕 베이싱의 매혹적인 자태는 도드라졌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진한 향기는 4년 전 이상화의 팔을 들어주며 박수를 보냈던 스포츠맨십이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쌓은 인간적인 정이다. 그것이야말로 왕 베이싱을 떠나 보내기 아쉽게 하는 진정한 매력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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