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여유’ 김연아 소치 입성 "텃세? 경기 일부분"
13일 오전 소치 아들레르 공항 도착
텃세 우려에 '경기 일부분" 개의치 않아
압도적인 기량으로 올림픽 2연패를 꿈꾸는 ‘피겨퀸’ 김연아(24)가 드디어 러시아 소치에 입성했다.
김연아는 13일 오전(한국시각) 소치 아들레르 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공항에는 김연아를 취재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 등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소치 땅을 밟은 김연아는 부담 없는 표정으로 밝은 미소를 띠었다.
김연아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언제 이날이 올까 기다렸다. 일주일이 길 것 같은 느낌이 벌써부터 든다. 남은 시간 컨디션을 잘 조절해 베스트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회는 없다”면서 “금메달, 은메달 주인공은 예상할 수 없다. 그날의 운이다. 운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김연아가 한국에 머물러 있는 동안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은 개최국 러시아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신설된 단체전에서 예브게니 플루첸코를 비롯해 자국 최정상의 스케이터들을 동원해 첫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는 13일 끝난 페어 스케이팅에서도 높은 점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에서 ‘샛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를 앞세워 ‘퀸’ 김연아를 꺾고 전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심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 여자 싱글에서 자신의 개인 최고점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리프니트카야의 실력보다 더 두려운 것은 러시아의 홈 어드밴티지다. 벌써부터 ‘퍼주기’ ‘담합설’이 제기되는 등 피겨판에서 러시아의 입김은 매우 세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 측은 김연아에 이어 이 부분까지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김연아는 역시 경지에 오른 퀸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취재진이 ‘리프니츠카야 퍼주기’ 등 홈 텃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자 “찜찜하게 마무리 된 적도 있지만 항의하더라도 번복되지는 않는다. 판정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달라질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연아는 12일 출국 기자회견에서도 “리프니츠카야는 첫 올림픽이고 막 시니어에 데뷔한 선수다. 나는 이번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의미가 다르다”며 “다른 선수들을 신경 쓰면 도움이 안 된다. 준비한 만큼 기량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고 자신의 연기에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또 김연아는 “러시아 관중이 많겠지만 나를 응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오히려 부담이 덜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고 대담한 모습도 보였다. 김연아의 경쟁자는 리프니츠카야나 홈 텃세 등이 아닌 결국 자기 자신임을 다시금 강조한 것이다.
김연아는 오는 20일 쇼트프로그램, 21일 프리스케이팅연기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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