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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 1위?' 김연아, 프리에서 멀리 달아난다


입력 2014.02.20 05:40 수정 2014.03.05 09:34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박한 가산점' 2-3위 1점 미만 차이로 쇼트 1위

뒷 조에 편성될 프리에서는 정상 가산점 기대

김연아(24)가 ‘피겨퀸’의 위용을 드러내며 올림픽 2연패의 신호탄을 쐈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한 연기로 74.92점을 받으며 예상대로 쇼트 프로그램을 1위로 마쳤다.

기술 점수(TES) 39.03점, 예술 점수(PCS) 35.89점을 얻었다. 가산점(GOE)은 7.60점. 지난해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우승 당시 73.37점보다 높은 기록이자 본인의 시즌 최고점수다. 4년 전 자신이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운 역대 최고점(78.50점)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흠잡을 데 없는 무결점 연기였다.

노란색 드레스로 단장한 김연아는 배경음악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선율이 흐르자 물 흐르듯 연기를 펼쳤다.

가장 중요한 첫 점프를 기분 좋게 성공시켰다. 기본점수만 10.10점에 이르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가산점(GOE) 1.50점도 챙겼다. 하지만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를 감안했을 때 다소 박한 가산점이다.

프로그램 성패를 가를 첫 점프를 순조롭게 마친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 점프 역시 깔끔하게 뛰었다. 심판진은 트리플 플립에 1.10점의 GOE를 매겼다. 플라잉 카멜 스핀에서도 레벨4에 0.93점의 GOE로 무결점 연기를 이어갔다. 두 차례 점프로 자신감을 충전한 김연아는 흠잡을 데 없는 더블 악셀로 3.63점의 기본 점수와 1.07점의 GOE를 따냈다. 다만, 레벨 4를 노렸던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가 레벨3로 처리된 것은 아쉽다.

이처럼 클린 연기를 펼친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것은 놀랄 것이 없는 결과다. 하지만 2~3위에 예상 밖의 선수들이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김연아에 당차게 도전장을 던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는 점프 착지 과정에서 크게 넘어지면서 5위(65.23점)에 머물렀고, 아사다 마오(24·일본)는 우려대로 트리플 악셀 시도 후 엉덩방아를 찧고 회전수 부족에 걸리는 총체적 난국에 빠지며 무려 16위(55.51점)로 추락했다. 리프니츠카야에게 메달권 진입 희망은 남았지만, 아사다는 이마저도 사라졌다.

하지만 김연아 턱밑에는 또 다른 러시아의 복병이 등장했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러시아)는 클린 연기로 74.64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가산점으로만 무려 8.66점을 챙겼고, 기술점수에서는 김연아 보다 0.06점 높았다. 김연아와는 불과 0.28점 차이인 데다 우려했던 ‘퍼주기’ 현상도 배제할 수 없어 21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접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랭킹 1위’ 캐롤리나 코스트너(27)는 74.12점을 받으며 3위에 올랐다. 예술점수에서는 오히려 김연아를 앞섰다.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권에도 들지 못했던 코스트너 역시 ‘깜짝 반전’을 일으키며 김연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2~3위에 오른 선수에 비해 전혀 뒤질 것이 없는 무결점 연기를 펼치고도 가산점이 다소 박했던 것은 앞 조(3조 5번째)에서 연기를 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심판들도 비슷한 레벨의 기술이라면 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몰려있는 뒤쪽 그룹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짙다.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 모두 마지막 조에서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쇼트 프로그램 1위에 오른 김연아는 21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마지막 조에 편성, 이날 같은 박한 가산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러시아 퍼주기’는 다소 신경 쓰이지만 갈고 닦은 기량만 펼쳐 보인다면 적수가 되긴 어렵다.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며 카타리나 비트 이후 26년 동안 자취를 감췄던 여자 피겨 싱글 2연패 위업으로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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